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망 사용료 대가와 관련해 구글과 넷플릭스를 겨냥해 형평성에 어긋난 행태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빅테크 갑질 대책 TF'는 서울 양천구 목동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방문했다. 이날 TF는 KT IDC 주요 시설을 둘러본 후 트래픽 현황과 망 사용료 지급과 관련한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간담회에는 KT를 비롯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임원이 참석해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트래픽 유발 상황과 망 사용료 지급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현재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지급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조영훈 SK브로드밴드 부사장은 "국내 CP(콘텐츠 제공사)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해외 CP 페이스북, 애플, 디즈니와 같은 기업 모두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으나, 유독 구글과 넷플릭스만 협의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법 개정만이 최소한의 협상력 담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창석 KT 네트워크 부문장은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CP의 트래픽이 지난 10년간 28배 증가했으며, 올해 KT 트래픽의 55%를 점유하고 있음에도 망 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라며,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사)는 이용자에게 균질하고 안정된 인터넷 품질 제공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트래픽 변동성에 대한 대처가 수시로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CRO 역시 "넷플릭스와 구글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내 프랑스와 독일, 호주 등 많은 해외 주요국 통신사에는 망 사용료 또는 유사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국내에서만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은 CP 간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지나치게 책임을 국내 통신사에게만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망 사용료 문제 개선을 촉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내 통신사가 글로벌 CP로 인해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합당한 망 사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홍근 민생우선실천단장은 "국내 모바일 트래픽의 60% 이상을 점유한 해외 사업자의 망 이용 대가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좀처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무임승차는 기업 간 역차별과 투자 여력 저하, 우리 국민에 대한 비용 부담 전가 등 여러 방면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동의했다.

이어 "건강한 인터넷 생태계는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망, 다양한 콘텐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이용자, 세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야 존재할 수 있다"라며, "이용자를 보호하면서 ICT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입법적 노력이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준호 TF팀장은 "현재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을 포함해 법 개정을 위한 점검을 조속히 해나갈 것"이라며, "차별 없고 경쟁력 있는 인터넷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박홍근 원내 대표, 한준호 의원 외에도 고민정, 유정주, 윤영찬, 정필모 의원 및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 서창석 KT 부사장(네트워크부문장), 권혜진 전무(네트워크전략본부장), 이공환 전무(정책협력실장), SK브로드밴드 조영훈 부사장(대외협력), LG유플러스 박형일 부사장(대외협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