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축구의 전통 강호를 꼽으라면 흔히 브라질, 프랑스, 독일, 영국, 아르헨티나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오디오 시장에도 독보적인 기술과 전통을 보유한 강국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하이엔드 스피커의 대명사 ‘타이달’을 필두로 수많은 오디오 브랜드가 포진한 독일을 비롯, FM어쿠스틱스, 다질, 피에가, 골드문트 등을 대표하는 스위스, 소니, 야마하, 파이오니어, 오디오테크니카를 보유한 일본 역시 오디오 강국으로 분류된다.

그 가운데 100년이 넘은 음향 연구 역사를 자랑하는 장인의 나라가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덴마크’다.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 한가락 하는 기업들이 덴마크에도 여럿 모여 있는데, 어쿠스틱스, 오디오테크놀로지, 오디오벡터, 다인오디오, 달리 등이 그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처럼 덴마크가 오디오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덴마크 부동의 1위 브랜드 오디오벡터의 CEO 매스 클리포트(Mads Kliforth)는 “덴마크는 원래 음악적 전통이 강한 데다,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다. 그래서 1970년대부터 미국의 유명 뮤지션들, 즉 아프로 아메리칸 뮤지션들이 대거 덴마크로 유입돼 고유의 문화가 자리 잡게 됐다”라며, “이에 따라 하이엔드 오디오 제작사들이 대거 생겨났고, 1986년에 이미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사가 35개에 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들 중엔 기존 음향 마니아층들의 탄탄한 지지를 앞세워, TWS(True Wireless Studio) 시장에 일찍이 진출한 덴마크 기업들도 꽤 있다. 베오플레이 시리즈로 유명한 B&O(뱅 앤 올룹슨)도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만, 그보다 앞섰던 곳은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GN그룹의 ‘Jabra(자브라)’ 브랜드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자브라의 모기업 GN그룹은 어쩌면 남다른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TWS 시장에서 유행처럼 번진 기능 중 하나인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을 이미 1991년에 세계 최초로 선보였으니 말이다. 나아가 2002년 당시 미국 기업이었던 ‘자브라’를 인수해 모든 헤드셋 제품에 통일된 브랜드명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자브라는 세계 최초의 블루투스 헤드셋을 개발하는 등, 현재 TWS 시장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배경이 되었다.

이렇듯 모든 무선 이어폰, 무선 헤드셋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행보를 보여온 자브라는 현재도 TWS 시장에서 확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가격대의 알찬 라인업을 통해 무선 음향 전문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 ‘자브라 엘리트 프로 7’은 특유의 고품격, 고성능 스펙을 바탕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극찬을 받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갖고 있다. 또, 자브라와 GN그룹이 가진 찬란한 역사를 대변하는 제품인 만큼 완성도 역시 매우 높다.

실제로 접해본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첫인상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눈으로만 봐선 이 제품의 진면모를 결코 알 수 없는 법! 직접 사용해보니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옛말을 몸소 실천한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써보기만 하면 왜들 그리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던 것인지, 이번 리뷰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전달해보고자 한다.

*해당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Jabra’ 社의 블루투스 이어폰 ‘Jabra ELITE 7 PRO(자브라 엘리트 7 프로)’ 티타늄 블랙 모델이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6만 사용자의 데이터로 검증된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극상’ 착용감, 고급스러운 자태까지 갖췄다!


가장 먼저 제품의 외관을 이야기하자면, 각 이어버드의 크기가 꽤 작다. 자브라 65t~85t의 보급형 이어폰과 패밀리 룩을 이루고 있지만,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사이즈는 이들보다 콤팩트한 디자인을 적용, 장시간 사용해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자브라는 관련 디자인을 두고 6만 2,000명의 귀를 스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길게 빠진 노즐을 통해 외이도에 안정적으로 안착, 전체적으로 높은 밀착감을 느낄 수 있다. 굳이 ‘ANC(Active Noise Caneling)’ 기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뛰어난 차폐성으로 구현되는 소음 차단, 누음 방지 성능이 뛰어나다. 함께 제공되는 실리콘 팁의 품질도 우수해 이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는데, 만약 이 때문에 느껴지는 이압이 불쾌하다면 S·M·L 사이즈로 제공되는 이어팁을 교체함으로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 실리콘 팁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보태자면, 그 두께와 유연성이 매우 훌륭하다. 보통 값비싼 무선 이어폰을 구매하고도 이 실리콘 팁의 품질이 나빠 본래 이어폰이 가진 사운드 성능을 다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반면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이어팁은 폼 팁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두께를 갖춰 소리의 안정감을 더욱 높여준다. 흔히 구매하는 서드파티 폼 팁들의 가격도 만만찮은데, 이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또, 다른 특징은 모듈 부위에 터치 인식 센서가 아닌 물리 버튼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것은 다를 수 있지만, 터치 조작보다 실수의 빈도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물리 버튼의 장점이다. 특히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이 버튼의 마감 품질이 매우 뛰어나 누를 때마다 귓속으로 ‘딸깍’하는 소음이 거의 없으며, 유격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클래식한 멋을 한층 더 높였다.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이어버드는 물론, 충전 케이스까지 무광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화려함보다는 ‘슴슴한’ 맛을 자랑하는데, 이 역시 취향만 맞는다면 얼마든지 매력으로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손에 부드럽게 감기는 촉감, 지문이나 유분이 크게 묻지 않는 마감으로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참고로 무광 플라스틱 소재가 원가 측면에서도 가장 높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극강의 최적화 옵션! 자브라 엘리트 7 프로, 남녀노소 취향 모두 저격!


자브라의 무선 이어폰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풍성한 저음역 위주의 튜닝이 트레이드 마크였다면,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사운드는 그보다는 조금 더 균형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물론 기존의 저음역 해상력과 소리의 밀도는 그대로 유지해 단단한 느낌은 잃지 않았고, 덕분에 베이스나 드럼이 가미된 곡에서 좋은 타격감과 선명한 악기 소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전 제품들이 힙합과 같은 클럽 음악 장르에 특화됐다면,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진 오케스트라 음악이나 그룹사운드를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물론, 자브라 엘리트 7 프로 역시 여타 무선 이어폰들처럼 전용 앱을 통한 EQ 설정을 지원해 각자의 취향에 맞는 튜닝이 가능하다. ‘Jabra Sound+’ 앱을 실행한 화면에서 바로 보이는 EQ는 직관적인 UI로 커스텀 EQ를 설정, 저장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뉴트럴 △음성 △중저음 증폭 △고음 증폭 △스무스 △에너자이즈 6종의 프리셋을 제공한다.

사운드의 개인 최적화를 위한 기능은 또 있다. 헤드셋 맞춤 설정 매뉴얼에서 찾아볼 수 있는 ‘MySound’ 기능인데, 사용자 청각 프로필을 기반으로 오디오 환경을 최적화한다. 좌우 유닛을 통해 간단한 청력 테스트를 진행, 각 음역에 대한 사용자의 민감도를 측정해 가장 편안하고 선호하는 사운드를 연출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자브라 헤드폰 전용 앱 ‘Sound+’의 MYSound 및 이퀄라이저 조작 인터페이스 | 출처 – Sound+ 앱 캡처
자브라 헤드폰 전용 앱 ‘Sound+’의 MYSound 및 이퀄라이저 조작 인터페이스 | 출처 – Sound+ 앱 캡처

ANC의 품질 역시 준수하지만, 아쉽게도 최고급의 수준이라 단언하긴 어려웠다. 총 5단계로 분류되는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ANC는 강도를 최대한으로 높여도 고음역의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데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디자인적 특성으로 강화된 PNI(Passive Noise Isolation) 성능 자체가 뛰어나 전체적인 차음성은 훌륭한 편이다. 동시에 다른 많은 이어폰이 ANC 기능 사용 시 바람 소리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이 부분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동시에 ‘ANC’에도 개인화 옵션을 제공한다. 간단한 테스트를 거쳐 사용자 청력에 가장 적합한 수준의 강도를 찾을 수 있고, 양쪽 귀 사이 존재할 수 있는 청력의 차이를 고려해 좌·우 유닛의 소음 억제 균형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30년 전통의 ‘노캔 맛집’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데엔 성공한 셈이다.

자브라 이어폰들 사이에서 또 한 가지 두드러지는 장점은 통화 품질이다. 특히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더욱 강화된 통화 품질을 갖췄는데, 이는 이어폰에 탑재돼 외부 소음을 집음하는 4개의 마이크와 골전도로 목소리를 전달하는 VPU(Voice Pick Up) 센서, 바람 및 잡음을 자동으로 감지, 제거하는 자브라의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구현된다. 자브라는 이를 ‘자브라 멀티센서 보이스(Jabra MultiSensor Voice)’라고 설명하는데, 실제 사용 시 지하철 등 소음이 노출된 환경에서도 상대방 목소리를 듣지 못해 통화를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

특히 통화 기능에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통화 중 실시간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사이드톤’ 기능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와 상대방의 목소리에서 고음이나 저음을 선택해 증폭하는 ‘통화 이퀄라이저’ 설정도 가능하다. 이렇듯 내·외부 소리를 다루는 능력이 탁월한 만큼, ‘HearThrough’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주변 소음 듣기 기능의 품질도 으뜸이다. 마치 귀에 이어폰이 없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총 5단계 강도 설정을 통해 상황에 맞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 촬영-에이빙뉴스

발전을 멈추지 않는 장인의 숨결, 자브라 엘리트 7 프로! 구매 타이밍은 지금이닷~


이 외에도 여러 기능적인 부분에서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전작보다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우선 마스터-슬레이브 방식으로 인해 한쪽 이어버드만 사용할 경우 무조건 오른쪽 유닛을 사용해야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모노 모드로 연결 시 좌·우 유닛의 구분이 사라져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입증된 방수·방진 성능도 갖추고 있다. 방수 기능을 갖췄다는 이어폰들 대부분이 IPX 기준 4~5등급에 불과해 외부에서 튀기거나 분사된 물에 대해서만 보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무려 IP57 등급의 인증을 통과, 장비 내부를 훼손할 수 있는 분진이나 최대 1m 수심에서 침투되는 물로부터 완벽히 보호할 수 있다. 이는 웬만한 스마트폰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보호 등급인 만큼, 무선 이어폰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자브라는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먼저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2년의 보증 기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출시 초기엔 지원하지 않던 멀티 포인트 기능도 지난 3월 배포된 펌웨어를 통해 업데이트가 완료됐다.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는 높은 완성도와 철저한 서비스로 경쟁 제품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덕분에 그 가격이 만만찮다. 현재 자브라 엘리트 7 프로의 가격은 저렴하게는 20만 9,000원 정도로 여러 판매처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최근 10만 원대 이어폰들이 즐비한 것을 감안한다면 부담스러운 가격임은 틀림없다.

다만, 출시일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는 제품인 만큼, 당초 20만 원 중반대에 달했던 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내렸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달리 생각하면 지금이 자브라 엘리트 7 프로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단 20만 원에 150년 축적한 덴마크 음향 장인들의 진수를 누릴 수 있다면, 충분한 값어치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착용 모습 | 촬영-에이빙뉴스
무선 이어폰 자브라(Jabra) 엘리트 7 프로 착용 모습 | 촬영-에이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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