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조성 중인 광주광역시가 지난 1월 5일(목)부터 8일(일, 현지 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광주 공동브랜드(지엘·GIEL) 참여기업들의 기술력과 제품을 넓은 시장에 알리기 위해서다. 수출계약, 기업 유치 등 성과도 창출했다.
광주광역시와 지역기업들이 일궈낸 성과는 광주가 AI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됨과 동시에 세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광주테크노파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학 등 지역 기관들이 함께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CES를 계기로 '광주 첨단 미래산업'의 혁신이 지속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 '에이빙뉴스(AVING)'가 CES에 참가한 지역기업,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CES 현장에서 본 최신 ICT 기술 정보와 지식, 다양한 아이디어와 후기를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rtificial Intelligence Cluster Agency, AICA) 본부장이다. 그는 국가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지역 내 AI 생태계·산업 조성을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광주시의 CES 첫 참가, 광주를 향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러브콜 등 올 초부터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광주 AI 시계'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어봤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임차식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과 함께 CES 2023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A. 곽재도 본부장 : CES에 참가한 지역기업들을 세계에 알리고,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기업 및 기관들과 협력 관계를 다지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다. 지엘 참여기업과 더불어 지역 내 AI 기업만 해도 6곳이나 참여했다.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도 있다. 이들은 광주광역시,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광주테크노파크 등 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들이다.
CES에서 기업들의 부스를 직접 방문하고, 현장에서 미팅을 진행했다. CES가 끝난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기관 및 기업들과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더불어 협력 관계를 더욱 견고히 다지기 위한 미팅도 지속했다. 이처럼 AI 광주의 외연 확장과 산업 발전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강기정 시장님 이하 대규모 광주 대표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시 차원에서 CES 첫 참가인데, 수출 계약과 기업 유치 등 성과가 컸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A. 곽재도 본부장 : CES 첫 참가임에도 성과가 빛났다. 수출계약, 기업 유치 외에도 여러 기관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점이 이번 미국 일정의 가장 큰 결실이다. 광주광역시가 인공지능 중심도시로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에 호평을 받았다. 또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좋은 제안들도 받았다. 구글은 인재 양성을 함께 하자고 했다.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MOU를 통해 연구 개발까지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광주로서는 아주 괄목할 만한 성과인데, 지엘 기업 외 특별히 흥미 있게 본 기업이 있나.
A. 곽재도 본부장 : 특별한 기업보다는 트렌드, 전반적인 분위기에 주목했다. 이번 CES는 지난 전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CES2023은 인간과 환경의 공존, 지속가능성이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물론 우리나라의 삼성, LG, SK와 같은 대기업들도 모두 궤를 같이 했다.
강기정 시장님을 모시고 방문했던 미국 대표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 지속가능성에 집중했다. 더불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모든 기술, 기업들이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스토리로 묶여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봤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CES 기간 내내 강기정 시장과 지근거리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어떤 기업들의 부스를 흥미 있게 봤나.
A. 곽재도 본부장 : 강기정 시장님은 혁신상을 받은 기업에 관심이 많으셨다. 광주와 협력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설명에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과 융합돼서 나타나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셨다.
국내 한 증권사가 CES 2023에 대한 키워드를 도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CES 주요 인물들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지자체 기관장으로는 유일하게 강기정 시장님이 이름을 올렸다. 주요 기업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이 주효했던 것 같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광주 지엘기업들이 CES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과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다음 스텝은 어떤 식으로 가져가는 게 좋을지에 대해 듣고 싶다.
A. 곽재도 본부장 : 광주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각 산업군의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들을 활용하는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이번 CES 트렌드에 발맞춰 가야 한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광주에는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 실증 공간,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 기업들이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한다면 진정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이번 미국 방문 일정에서 광주가 구글과 엔비디아 등 대기업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께서는 광주 AI 데이터센터가 정말 글로벌 기업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지 궁금해 하신다.
A. 곽재도 본부장 : 글로벌 기업들은 광주의 인공지능 산업 집적단지 또는 국가 혁신 거점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AI Nation', 거버넌트 차원에서의 협력 관계를 맺는 부서에서 직접 시장님을 환대해주고 협력 관계를 맺자고 제안할 만큼 관심이 많았다. AWS라는 기업의 경우 알렉사라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AWS 관계자는 해당 플랫폼의 적용 분야에 대해 시장님께 상세히 설명했다. 광주와 협력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반응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UAM, 오토노머스 드라이빙, AI 로보틱스 등 분야에서 광주와 함께 하고자 했다. 이에 시장님께서 1단계, 2단계 사업 계획에 대해서 상세하게 말씀해주셨고,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 2단계에 대해서 굉장히 큰 관심을 보였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광주로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강기정 시장께서 광주를 창업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스타트업들이나 청년 예비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A. 곽재도 본부장 : 기업을 창업해서 성장시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굉장히 고통이 따르고 힘든 일이다. 초기 기업들은 많이 듣고, 부딪혀 봐야 한다. 그러면서 성장하게 된다. 기업이 크게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IR과 PR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는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쌓아가면서, 꾸준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완성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한 번은 도전해 볼만한 일인 것 같다. 제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니 사업단 소개를 잠시 드리자면, 저희 사업단은 예비 창업부터 스타트업, 초기 성장에 스케일업까지를 지원하는 패키지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물론 모든 창업하시는 분들을 모두 지원해 드릴 수는 없지만, 창업하시는 분들이 용기 내서 프로그램들을 활용하시면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저희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들이 창업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많은 지원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으니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저는 실패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실수를 용인할 수 있는 인프라는 갖춰지고 지원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로써 당연히 청년들이 비즈니스를 하게 되고,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실수도 있을 것이다. 그 실수를 얼마나 잘 용인해 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느냐가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스타트업이나 청년 창업가들이 창업을 준비할 때 AI 종합지원센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나.
A. 곽재도 본부장 : AI 종합지원센터가 AI 창업, 성장 등을 위한 관문이라고 본다. 국내 17개 지자체 중에서 광주만 유일하게 인공지능 관련 산업, 인공지능을 융합하고 싶은 기업들에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센터를 갖고 있다. 이미 300여 개의 기업들, 900여 개의 기관 또는 개인들이 활동적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점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정보도 얻고, 프로그램에 대해서 함께 지원을 해보면 좋을 듯하다. 본인이 구현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첨단 3지구에 조성 중인 국가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A. 곽재도 본부장 :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드디어 지난해 말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물이 완공됐다. 올 초부터는 내부 시스템들이 자리 잡는다. 시험 운영을 거쳐서 올 하반기가 되면 전국 500여 개의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들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진다. 창업, 실증동 건물도 토닦기 공사를 통해서 건축이 시작됐다.
인프라들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 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직간접 프로그램들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그동안 소규모로 진행되던 인공지능 반도체 실증사업이 본격적으로 체계가 갖춰진다. 서버 단 차원에서 검증을 할 수 있는 시설도 광주에 갖춰지게 된다. 헬스케어 관련 사업들도 확대되고 있다. 일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고, 부가적인 사업들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의 올해 계획과 목표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곽재도 본부장 : 올해는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조성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가는 해이다.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도 본격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이 외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가 보유한 슈퍼컴퓨터도 올해 본격 가동된다. 산학연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장비다.
슈퍼컴퓨터 등 인프라 구축이 본 궤도에 오르는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기업 성장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과제다. 사업단에서 2년 정도 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프로그램들을 지원했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보려고 한다. 대학들과 협력을 통해 인력 양성 프로그램들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글로벌 기관들과의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Q. 유형동 광주전남본부장 : CES 참가를 발판 삼아서 지역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돕겠다는 그런 말씀인가.
A. 곽재도 본부장 : 맞다. 조그마한 성과이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올해 토대를 잘 마련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
한편,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는 전 세계 가전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시회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로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다. 17년 연속 CES를 취재해 온 에이빙(AVING) 뉴스는 2006년부터 매년 전 세계에 CES 뉴스를 보도했으며, 최고의 혁신 제품과 기술을 선정하는 'BEST OF CES' 및 국내 혁신 기업을 선정하는 'BEST OF MADE IN KOREA'를 진행했다. 또한, ‘AVING LIVE’를 통해 CES 현장 이슈를 생생하게 전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