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SM5 디젤', 2만원으로 경주까지 갈 수 있을까?

최상운 201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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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디젤 세단 열풍'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었다. 진동과 시끄러운 엔진음은 물론, 비싼 차량 가격까지... 단점으로 가득찬 디젤 모델들은 단순히 SUV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을 뿐 세단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 장기화가 유가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고유가 시대를 맞게 됐다. 한번 치솟은 유가는 떨어질 기미가 없었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시장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는 높은 연비 성능을 갖춘 수입 디젤 세단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 효율성이라는 확실한 상품성을 갖춘 수입 디젤차의 판매량은 매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의 전성기를 이끈 선봉장 역할은 국내 브랜드인 현대, 기아차가 아닌 독일 브랜드인 '폭스바겐'이었다. 더욱이 SUV가 아닌 디젤 세단으로 성공을 거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세단 = 실패'라는 오랜 편견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폭스바겐 코리아의 수장을 맡았던 박동훈 사장은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골프, 파사트, CC 등 다양한 디젤 세단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또, 고유가 위기에 맞춰 미리 많은 준비를 해온 폭스바겐 브랜드는 SUV 모델뿐만 아니라 디젤 세단까지 고른 성적을 보이며 2013년 벤츠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2011년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수입 가솔린 차량의 점유율은 61.1%로 35.2%에 그친 디젤 모델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디젤 모델의 점유율이 50.9%로 증가하기 시작, 가솔린 모델의 점유율을 앞서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62.1%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압도적인 증가세를 기록, 디젤 전성시대를 맞았다.

수입차에서 시작된 디젤 세단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기존 SUV에 한정된 디젤 모델을 최근에는 세단까지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는 i40, i30 디젤 세단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준대형급인 '그랜저' 디젤까지 판매를 시작,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한국지엠은 '크루즈'에 이어 '말리부'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높은 차량 가격 때문에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과 달리 수요가 급증, 3~4개월 이상을 대기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르노삼성 역시 주력 중형 세단인 'SM5'에 디젤 엔진을 탑재해 경쟁에 끼어들었다.

하반기 국내 시장에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SM5 디젤' 모델은 경쟁사 대비 합리적인 가격, 높은 효율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르노삼성 SM5 디젤의 외관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는 없지만 외관상에 작은 변화를 뒀다. 우선 전면에 위치한 헤드램프에 블랙베젤과 클리어렌즈 4등식 헤드램프를 적용해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해주고 있다. 이어 측면에 위치한 사이드 미러 부분에는 LED 방향지시등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또, 트렁크의 좌측에는 'SM5 D' 엠블럼과 우측에는 엔진의 명칭인 'dCi'를 넣어 디젤 모델임을 강조해주고 있다.

(사진설명: 연비 테스트 전 화성휴게소에서 2대의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이번 시승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 디젤 차량의 효율성을 테스트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시승에는 총 2대의 차량이 사용됐다.

연비테스트는 서해안 고속도로에 위치한 화성 휴게소에서 출발, 경북 경주에 있는 경주 휴게소까지 주행하는 코스로 이뤄졌으며 총 거리는 약 329km이다. 1대의 차량에는 1명의 성인 남성이 탑승해 연비 성능에 초점을 맞췄으며 또 다른 차량에는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해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성능도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또, 4명의 성인 남성이 탑승한 차량 트렁크에는 좀 더 현실적인 연비 성능을 얻기 위해 카메라 장비 및 기타 짐을 같이 싣고 테스트를 진행 했으며 1명이 탑승한 다른 차량에는 불필요한 짐은 싣지 않고 주행을 했다.

참고로 1명이 탑승한 차량은 해당 고속도로의 규정 속도인 100~110km에 맞춰 주행을 했으며 일정 구간에서는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활성화 해 최대한 연비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4명이 탑승한 차량은 자유롭게 주행을 해 차별점을 뒀다.

목적지인 경주휴게소로 향하면서 SM5 디젤 모델의 주행 성능 및 소음을 테스트해봤다.

실내 정숙성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숙했다. 정속 주행 중 고속으로 속도를 높여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우수한 'NVH'(진동, 소음) 성능을 보여줬다. 디젤차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정차 시 진동 문제도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특유의 디젤 소음은 다른 디젤 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다.

SM5 디젤의 심장은 F1에서 검증된 르노 그룹의 엔진개발 노하우로 탄생된 1.5 dCi 디젤 엔진으로 우수한 연비성능을 자랑한다. 뛰어난 성능 덕분에 현재 여러 완성차 브랜드에 약 1100만 대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독일 게트락社(GETRAG)의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파워시프트® DCT)이 장착돼 복합연비 16.5km/L(국내 기준, 도심: 15.1 km/L, 고속도로: 18.7km/L)의 높은 연비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어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연비 부분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다운사이징 된 '1.5 dCi' 디젤 엔진의 제원은 최고출력 110마력(4000rpm), 최대 토크 24.5kg.m(1750rpm)로 경쟁 모델 대비 숫자 싸움에서는 밀리고 있다.

참고로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현대차 i40 디젤 세단은 최고출력 140마력(4000rpm), 최대 토크 33.0kg.m(2000~2500rpm), 쉐보레 말리부 모델은 최고출력 156마력(3750rpm), 최대 토크 35.8kg.m(1750~2500rpm)의 힘을 갖고 있어 SM5 디젤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고 있다.

경쟁 모델 대비 제원 상 떨어지는 성능, 무엇보다 최고 출력이 상당히 낮게 포지션 된 점이 염려스러웠지만 실제 주행을 통해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

먼저 1인이 탑승한 차량의 가속 성능은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민첩했다. 이번 시승 코스는 가파른 구간이 많아 그 성능을 더 쉽게 테스트 해볼 수 있었다. 또 최고 출력이 낮아 고속 구간에서도 답답한 주행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차체를 쭈욱 밀어내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만약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부족함을 느낌 수 있겠지만, 일상적인 주행을 한다면 큰 불편 없이 주행을 할 수 있다. 또, 4인의 탑승한 차량 운전자 역시 주행을 하는 데 있어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사진설명: 상단부터 연비 주행을 한 SM5 디젤 모델의 트림 컴퓨터 화면,  비연비 주행을 한 트림 컴퓨터 화면)

중간 체크를 위해 선산휴게소에서 두 차량의 연비를 측정해 봤다. 먼저 1인 탑승 차량은 트립 컴퓨터 기준으로 리터당 26.6km을 기록했다. 반면 4인 탑승 차량은 리터당 22.8km로 꽤 큰 차이를 보여줬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좋은 연비를 얻기 위해서는 정속 주행과 차 안에 불필요한 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설명: 상단부터 연비 주행을 한 SM5 디젤 모델의 트림 컴퓨터 화면, 비연비 주행을 한 트림 컴퓨터 화면)

최종 목적지인 경주 휴게소에 도착해 트립 컴퓨터 상으로 연비를 측정해보니 1명이 탑승한 차량은 경우 리터당 28.0km로 SM5 디젤 모델의 고속도로 공인 연비인 18.7km/ℓ보다 9.3km/ℓ 더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더 놀라운 것은 4인이 탑승한 차량의 연비 역시 리터당 21km로 공인연비보다 더 높은 기록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연비 주행, 비연비 주행, SM5 디젤 연비 테스트 중 목적지인 경주휴게소에 도착해 주유된 금액)

하지만 트립컴퓨터 상의 기록은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수치를 얻기 위해 경주 휴게소에 있는 주유소에서 연료를 가득 채운 후 연비를 재측정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정속 주행을 한 1인 탑승 차량의 경우 12.3ℓ의 연료가 주유됐으며, 2만303원(디젤 연료-리터당 1645원)의 주유비가 나왔다. 반면 4명이 탑승한 차량은 18.0ℓ, 총 주유비는 2만9707원이 나왔다.

주유량으로 연비 측정을 다시 하니 1인 탑승 차량은 약 26.7km/ℓ를, 자유 주행과 4명이 탑승한 차량은 18.3km/ℓ를 기록했다. 재측정 결과, 차량의 트립 컴퓨터 연비 기록과 비교 시 약 10% 정도로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SM5 디젤 모델로 고속도로에서 연비 주행을 한 경우 약 2만 원으로 경주까지 주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으며, 4인 가족과 함께 주행을 한다고 해도 3만 원이 채 소요되지 않아 기름값 때문에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이번 테스트 중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서해안 고속도로처럼 직진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언덕길과 잦은 IC 진입 등 연비 주행을 하는데 있어 썩 좋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훌륭한 연비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또, 연비 주행에 있어 최악의 상황을 연출한 차량 역시 리터당 18km가 넘었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공인 연비 이상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연비 주행을 위해 일명 '발끝 신공'을 발휘하지 않고도 손쉽게 20km가 넘는 연비 성능을 기록, 디젤 모델의 확실한 매력을 보여줬다.

(사진설명: 상단부터 SM5 디젤 모델의 고속 주행 차량 연비 화면, 고속 주행 차량의 평균 속도 화면)

반대로 연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스포티한 주행을 했을 때 SM5 디젤 성능은 어떨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부산 휴게소에서 매송 IC까지 약 400km에 가까운 거리를 주행 한 후 연비 성능을 다시 한 번 체크해봤다.

먼저 주행 조건은 토요일 오전 상행선 고속도로였기 때문에 매우 한적한 편이었으며 연비 주행보다는 스포티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차량에는 1인만 탑승, 에어컨은 3단으로 세팅을 했으며 휴게소는 총 2번을 진입했다.

매송 IC에서 나온 후 트립 컴퓨터 상으로 연비 측정을 한 결과 리터당 14.6km라는 결과가 나왔다. 고속도로 공인 연비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급가속, 급감속 위주로 주행을 한 걸 감안한다면 만족할 만한 수치였다.

(사진설명: 상단부터 SM5 디젤 모델의 도심 및 일반 도로 주행 차량의 연비 화면 및 주행 거리 화면)

마지막으로 도심 및 일반 도로에서의 연비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테스트 구간은 금천구 가산동에서 출발해 일산에 위치한 헤이리 마을을 경유하는 코스로 약 49km의 거리를 주행했으며 좀 더 막히는 구간을 주행하기 위해 정체가 심한 서부간선도로를 통해 목적지로 향했다.

서부간선도로에서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으며 자유로에 진입 후 차량 소통이 원활해져 연비 주행을 시작했다. 목적지에 도착 후 차량 연비를 체크한 결과 리터당 21.6km로 고속도로 연비와 맞먹는 수준의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이번 시승은 SM5의 연비 테스트를 중점으로 다뤘으며, 고속주행, 연비주행, 파워드라이빙, 도심 주행 등 다양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단순히 고속도로에서만 고 효율성을 보여준 것이 아닌 어떤 환경에서도 공인연비 이상의 성적을 기록, 디젤 엔진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르노삼성에서 하반기 야심차게 선보인 'SM5 디젤'은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높은 효율성을 바탕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연비 성능만 좋아서는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는 SM5 디젤 모델의 뛰어난 효율성에 '착한 가격'이라는 매력적인 상품성을 더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SM5 디젤은 기본형과 스페셜 등 총 2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으며 판매 가격은 각각 2580만원, 2695만원이다. 경쟁 모델 중 하나인 말리부 디젤은 LS 디럭스, LT 디럭스, 프리미엄 등 3가지 트림이며 각각 2770만원, 2998만원, 3037만원으로 SM5 디젤 모델과 비교 시 적게는 190만원, 많게는 457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SM5 디젤 모델은 SM5 가솔린 모델의 LE보다 더 저렴하게 가격이 책정돼 확실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가격이 높은 한국지엠 말리부 모델이 편의 사양 면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정숙성, 효율성, 상품 가격만을 고려한다면 SM5 디젤모델의 상품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수입 디젤 세단의 공세에 대처하기 위해 각 주력 세단의 디젤 모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수입차의 견제용이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 동참하기 위함이 더 클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중형 세단에서 불어오는 디젤 열풍은 판매량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말리부 디젤은 현재 결함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지만, 지난 3월 출시 이후 약 2000대를 넘게 판매하며 인기를 얻고 있고, 르노삼성 SM5 디젤 역시 가격을 공개하기도 전, 사전 계약 물량만 1500대를 넘어서며 공급 문제를 걱정할 정도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현재 말리부, SM5 디젤 등 국내 중형 디젤 세단의 양강 구도에 현대 LF 쏘나타 디젤 모델이 가세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펼쳐질 중형 디젤 세단 3파전의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SM5 디젤이 이번 시승기에서 보여준 효율성과 성능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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