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환의 IT읽기] 핀테크, '금융 생태계의 판을 뒤엎다'

최영무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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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 신세계백화점이 고객카드를 출시했다.

플라스틱 표면에 회원의 이름과 회원번호 등의 글자를 볼록하게 양각(陽刻) 시킨 이 엠보싱(embossing) 카드가 우리나라 최초의 신용카드다.

46년이 지난 현재 신용카드는 스마트폰으로 들어가 카드사의 '모바일카드'와 IT사의 간편결제 시스템 'OO페이'로 진화했다. 이른바 '핀테크' 시장의 서막이 열렸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ial)을 뜻하는 'FIN'과 기술(technology)을 뜻하는 'TECH'를 합친 단어다.

핀테크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평균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규모도 지난해 2,354억 달러에서 2년 후인 2017년에는 7,210억 달러로 3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설명: 뮤지컬배우 이동화(27)가 신사동 가로수길 카페에서 핀테크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있다. 출처=바른전자)

>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발전 계기로

기존 금융 서비스와 ICT를 융합한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의 꽃'으로 불린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현행 4%에서 50%로 높이고, 최저자본금은 일반은행 1,0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대폭 낮춘 내용의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대기업의 사(私)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자산총액이 5조 원 이상인 6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금지)는 핀테크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핀테크의 싹을 틔웠으나 각종 금융 규제에 막혀 변변한 업체나 서비스가 나오지 못했다.

최근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송금과 결제 등 다양한 핀테크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금융권이 문턱을 낮췄기 때문이다.

핀테크가 발달하려면 금융권과 비 금융권이 서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아니라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은행업에 뛰어들어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에 신규 은행이 나와 금융계 전반에 퍼진 보신주의를 깨고 기존의 은행 과점체제를 무너뜨려 고객 편익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은행 인가는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은산분리 역사상 최초로 본격적인 완화가 추진되는 만큼 이번 조치로 네이버나 다음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나 기술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들이 핀테크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 API,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

우리 핀테크 수준은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도 뒤져 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2000년 초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해 찰스슈워브뱅크(미국), 라쿠텐뱅크(일본), BNP파리바(프랑스), 위뱅크(중국) 등이 성업 중이다.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도 시간문제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는 국내 기업과 손잡고 한국형 알리페이를 추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도 인터넷은행 사업의 국내 파트너를 찾는 등 핀테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늦게나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가능해진 것은 바람직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내 핀테크 산업의 신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금융권 오픈 플랫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앱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 명령어 덩어리)를 활용해 밴사와 IT, SW, 보안업체가 새로운 핀테크 비즈니스를 만들고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은 신용·금융정보와 결합해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주주인 중견재벌의 사금고화와 비전문가들의 참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복합 금융그룹에 대한 충분한 제도 정비와 감독 체계 구축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경을 초월한 금융서비스가 이뤄지는 열린 시대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운 금융산업으로 안착(安着)할 때 핀테크 강국이 될 수 있다.

* 설명환 칼럼니스트

설명환 칼럼니스트는 NI, SI, 반도체, IoT, 플랫폼 등 IT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의 IT(정보기술)전문가다. 현재 대한민국 1세대 IT그룹社와 세계 5위권 메모리카드 전문 제조기업의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0년부터 문화체육광광부 KOREPA 전문위원과 서울특별시교육청 청소년 멘토로 활동하며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종합적인 조언과 강의를 해오고 있다. 이메일 pr1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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