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요람 같은 안락함을 갖춘 혼다 '올 뉴 파일럿', 요놈 물건이네!

최상운 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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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대형 SUV 파일럿은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그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진 못한 비운의 모델 중 하나였다. 이는 고연비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대형 SUV 모델은 그리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가솔린(전국 평균가 1348.76원, 오피넷 2016년 2월 17일 기준) 가격이 착해지긴 했지만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2,000원 이상의 고유가로 인해 주유하는 것이 두렵다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차종들은 판매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으며, 한 번 고유가 시대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연비 성능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  기름 먹는 하마로 불리는 대형 SUV의 성장세는 둔화됐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형 SUV 모델은 한국닛산 패스파인더, 인피니티의 QX60, 80,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등을 들 수 있다. 독일 브랜드의 경우 아우디 Q7, 폭스바겐 투아렉 등을 꼽을 순 있지만 워낙 비싼 몸값 때문에 비교 대상으로 거론하기는 힘들다.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5천만 원대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는 포드 '익스플로러' 모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 성적을 살펴보면 포드 익스플로러는 전 라인업을 합쳐 총 3,689대를 판매해 80대에 그친 혼다 파일럿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기아차 대형 SUV 모델인 모하비가 총 8,673대(2015년)를 판매했으니 포드 익스플로러가 얼마나 선전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혼다는 파일럿의 풀 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며 2009년에 이후 약 8년 만에 3세대 파일럿을 출시했다.

국내 시장과 달리 파일럿 모델은 북미 시장에서 매년 10만 대 이상을 판매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신형 3세대 모델 역시 지난 2015년 6월 북미 시장에 출시한 이후 월 1만 대 이상을 판매할 정도로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2015년 6월~2016년 1월까지 총 8만 4,910대 판매, 북미 시장 기준)

3세대 올 뉴 파일럿의 가장 큰 변화는 외형에서 먼저 느낄 수 있다.

기존 2세대 파일럿의 디자인은 박스 형태에 선을 가미, 남성적인 부분을 최대한 강조한 반면 3세대 파일럿은 곡선의 미학을 곳곳에 적용해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올 뉴 파일럿의 프런트 디자인은 대형 SUV에 걸맞은 웅장함을 보여주고 있다. 좌, 우측에 위치한 헤드램프까지 길게 뻗은 대형 크롬 그릴은 차량을 좀 더 넓게 보이게 한다. 또, 주간 주행등, 헤드램프 모두 LED를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안전성을 한층 더 높였다. 보닛에는 세련된 프런트 디자인을 헤치지 않게 4개의 캐릭터 라인을 절묘하게 적용, 절제 있는 볼륨감을 연출하고 있다.

올 뉴 파일럿은 기존 2세대 모델보다 전장은 80mm, 전고는 65mm가 낮아져 더 길고 낮은 측면 자세를 뽐낼 수 있게 됐다. 프런트 펜더에서 뻗은 리어 펜더와 2개의 도어 하단에 위치한 굵직한 캐릭터 라인은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측면 디자인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리어 펜더에서 치솟는 캐릭터 라인과 루프레일은 SUV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 뉴 파일럿 디자인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후면부를 꼽을 수 있다. 'ㄱ' 형태로 디자인된 샤프한 LED 테일 램프는 큰 덩치를 갖고 있는 올 뉴 파일럿의 엉덩이를 좀 더 세련된 이미지로 바꿔준다. 또, 트렁크 하단의 캐릭터 라인은 깔끔한 리어 이미지를 볼륨감 있게 해주고 있다. 리어 범퍼에 위치한 와이드 한 크롬 몰딩은 고급스러움은 물론 차량의 후면부를 좀 더 넓어 보이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올 뉴 파일럿의 디자인은 기존 2세대의 투박함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유럽 감성의 세련미와 강인함, 역동적인 이미지를 절묘하게 조합해 부드러운 상 남자 스타일로 다시 태어났다.

2세대 파일럿은 남성미 넘치는 외관에 투박하고 복잡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 특히 센터패시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버튼과 트럭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기어노브까지 위치해 있어 섬세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올 뉴 파일럿은 한눈에 봐도 잘 정돈된 느낌이다. 센터패시아 정면에는 8인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있으며 그 하단으로 공조기와 오디오 시스템, 열선 버튼이 정갈하게 자리 잡고 있다. 기어 노브는 하단으로 이동했으며 그 옆으로는 대형 컵 홀더가 위치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혼다에서 선보인 한글 지원 터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과 달리 개발 전부터 완벽한 협업을 통해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8인치 대형 화면 좌측에 위치한 7개의 터치 방식 버튼을 통해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 기능은 'BACK' 버튼을 2초 정도 누르면 바로 화면 전환이 된다.

무엇보다 차량이 국내에 도착한 후 별도 PDI 작업을 통해 기존 액정 부분을 완전히 뜯는 방식이 아닌, 셋톱 방식을 적용해 차량의 손상을 최소화함은 물론 장착 완성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올 뉴 파일럿은 대형 SUV 급에 걸맞은 적재공간을 갖고 있다. 무식하고 단순하게 공간만 넓힌 것이 아닌 스마트한 공간을 곳곳에 배치해 편의성을 최대한 증대시켰다.

우선 기어 노브 바로 아래 위치한 대형 센터 콘솔은 열게 된다면 어마어마한 크기에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핸드백 및 태블릿 등을 쉽게 수납할 수 있으며 4개의 USB 포트와 12V 파워 아웃렛이 있어 여러 명이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트 조작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포드 익스플로러가 트렁크에 전자동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올 뉴 파일럿은 당사자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버튼을 적용해 쉽게 2, 3열 시트를 원하는 형태로 조작할 수 있다.

시트 배열 면도 매우 효율적이다.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1,325리터의 공간을 확보해 5인 가족과 함께 넉넉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 2, 3열 석을 모두 접을 경우에는 2,736리터의 동급 최고의 공간을 확보해 어떤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만약 7인 이상이 탑승해 3열 석까지 모두 사용한다고 해도 대형 아이스박스나 유모차 등 짐을 싣는데 큰 불편은 없다.

올 뉴 파일럿의 심장은 혼다가 자랑하는 '어스 드림 테크놀로지(Earth Dreams Technology ™)'기술을 적용한 V6 3.5L 직접 분사식 i-VTEC 엔진이다. 최고 출력 284마력(6,000rpm), 최대 토크 36.2kg.m(4,700rpm)의 제원을 갖고 있으며 복합연비 8.9km/ℓ(도심 7.8km/ℓ, 고속도로 10.7km/ℓ) 성능을 갖고 있다.

기존 2세대 파일럿(복합연비 8.2km/ℓ(도심 7.1km/ℓ, 고속도로 10.2km/ℓ))보다는 개선이 되긴 했지만, 크게 향상된 것은 아니다. 최근 가솔린 가격이 낮아지긴 했지만, 데일리카로 사용하기에는 부담되는 연비 성능인 건 확실해 보인다.

혼다 차종 모델 중 가장 불만족스러운 것은 연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저단 변속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종은 7, 8단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으며 얼마 전 국내 시장에 출시한 '크라이슬러 200' 모델은 9단 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고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반적으로 고단 변속기를 사용할 경우 변속 충격이 저하되며 연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3세대 올 뉴 파일럿은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 연비 부분에서 확실한 변화를 주지 못했다.

이번 시승은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강촌 구곡폭포 인근 비포장도로를 통해 문배마을까지 왕복하는 약 153km로 구성됐다.

시승 코스에는 비포장도로, 춘천 고속도로 등 다양한 코스를 경험해볼 수 있어 차량의 성능을 충분히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비포장도로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 그대로 쌓여 있어 올 뉴 파일럿의 자랑 중 하나인 'AWD' 기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먼저 일반 도로에서 NVH(소음, 진동) 테스트를 해봤다.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답게 시동음은 매우 정숙하다. 아이들(idle) 시 진동, 소음 역시 나무랄 때 없이 잔잔해 디젤 엔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운전자라면 엔진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될 것 같다.

일상적인 속도인 80~90km에서도 운전자가 거슬린 만한 소음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높은 전고를 가진 SUV 특성상 A 필러와 측면을 통해 풍절음이 많이 유입되지만 적재적소에 흡차음재와 프런트 방음유리, 삼중 도어 실링을 적용해 외부 소음을 최소화했다.

단순히 NVH 성능만 놓고 본다면 준대형 이상급 세단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우수하다.

올 뉴 파일럿의 공차 중량은 1,965kg이다. 2톤에 가까운 무게 때문에 드라이빙 성능은 크게 기대를 안 했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6,000rpm(최고 출력), 4,700rpm(최대 토크)에서 최대 성능을 보여주는 엔진 성능으로 인해 초기 응답성 부분에서 손해를 많이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답답함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차량을 정확하게 밀어주는 시원시원한 드라이빙 능력을 보여줬다.

코너링 역시 높은 전고를 갖고 있는 SUV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해준다. 일반적으로 높은 전고를 갖고 있는 SUV 특성상, 커브 길에서는 세단과 비교 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 뉴 파일럿은 첨단 안전 기능 외에도 코너링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차량 보드 즉 '섀시' 부분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기본기에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체 보디의 55.9%를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함은 물론, 인스트루먼트 패널 하단부에는 '캐스트 마그네슘 스티어링 행거 빔'을 적용해 핸들링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목적지인 문배마을로 가기 위해 마주친 비포장도로 진입 도로에서 지형 관리 시스템을 (Intelligent Traction Management)을 '눈길 모드'로 변경했다. 일반 도로의 경우 주행을 하는데 있어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깨끗했지만 산길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상태였다.

산악 도로인 만큼 급격한 경사로 및 커브 길이 있어 저속으로 주행을 해야 했지만 길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조금씩 속도를 높여봤다. 쌓인 눈을 여러 차량들이 수차례 밟아 차량이 충분히 미끄러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올 뉴 파일럿은 운전자의 핸들링 조작대로 원하는 코스를 정확히 진입하는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가파른 언덕에서 차량을 잠시 멈춘 후 재출발하는 과정에서도 전혀 불안한 모습 없이 눈길을 헤쳐 나가는 안정적인 드라이빙 능력을 선사했다.

이는 올 뉴 파일럿의 AWD(All Wheel Drive) 시스템, 인텔리전트 트랙션 관리 시스템(Intelligent Traction Management), 핸들링 보조 시스템(Agile Handling Assist) 기능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존 모델보다 향상된 AWD 시스템은 전후 바퀴뿐만 아니라 좌, 우 바퀴의 토크 배분을 달리해 어떤 환경에서는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게 해준다.

이번 3세대 올 뉴 파일럿의 변화 중 또 눈여겨볼 부분은 첨단 주행 안전 시스템을 대거 탑재했다는 것이다.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CMBS(Collision Mitigation Brake System),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 차선 이탈 경감 시스템 RDM(Road Departure Mitigation System,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 ACC(Adaptive Cruise Control) 등을 기본적으로 적용해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춘천 고속도로에서 직접 사용해 본 결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LKAS(시속 70~140km에서 작동)'은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급격한 커브 길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완만한 커브 길에서 운전자가 한눈을 팔거나 졸음운전으로 인해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음과 함께 차량을 차선 안으로 위치하게 해줘 안전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한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준대형 이상급의 세단은 물론 대형 SUV 시장도 예전과 달리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유럽 브랜드 대형 SUV 모델들은 차량 가격만 약 1억 원에 가까워 각 브랜드의 볼륨 모델로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일본, 미국 브랜드들은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대형 SUV 모델들을 출시하며 나름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파일럿 모델의 가장 강력한 경쟁 모델은 포드 익스플로러 모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판매 볼륨만 놓고 본다면 '경쟁'이란 단어가 의미 없을 정도로 큰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혼다 코리아는 풀 체인지된 3세대 올 뉴 파일럿을 2015년 10월에 투입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뉴 파일럿은 물량 공급 문제, 더 뉴 모하비 출시 등 헤쳐 나가야 할 악재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상 한 번 기운 판세는 쉽게 뒤집기 힘들다. 이런 이유 때문에 베스트셀링 순위의 단골 차종들은 큰 변화 없이 오랜 기간 그 인기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이번 시승을 통해 혼다 올 뉴 파일럿은 소비자들의 감성은 물론 경쟁 차종에서 볼 수 없는 첨단 기능(레인 워치, 원격 시동,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CMBS,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LKAS)을 바탕으로 충분한 상품성을 보여줬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혼다 올 뉴 파일럿이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포드 익스플로어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그 결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혼다 올 뉴 파일럿 주요 제원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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