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올 뉴 말리부', 쏘나타 & K5 사뿐히 즈려 밟고 그랜저까지 노릴 기세!

최상운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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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세단의 입지는 대단함을 넘어 철옹성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야외 활동 인구 증가와 함께 넓은 공간을 갖춘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흐름은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국내 중형 세단의 점유율은 22.3%였지만 2013년 18.8%로 하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5.8%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SUV 시장은 올해 1월 기준으로 35.2%를 기록, 중형 세단보다 2배 이상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31.2%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아직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수입 및 국내 브랜드에서 매력적인 중형 세단을 연이어 선보이며 소폭이긴 하지만 점유율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월 16% → 지난 3월 18%,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특히 지난 3월 르노삼성에서 선보인 'SM6' 모델은 중형 세단의 부흥을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어 지난 4월 27일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야심작 '올 뉴 말리부(이하 신형 말리부)'를 선보이며 중형 세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오는 5월 19일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사전 계약 나흘 만에 6천 대를 돌파하는 등 수치로 그 인기를 증명해냈다. 2015년 말리부 모델의 국내 총 판매량이 1만 6,382대인 것을 감안한다면 사전 계약을 통해 이미 지난해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달성한 셈이다.

말리부는 1964년 첫 출시된 모델로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모델이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신형 말리부는 9세대 모델로 풀 체인지된 내, 외관 등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기존 8세대 말리부는 굵직굵직한 선을 주로 사용해 차량 외관의 개성을 드러냈지만, 신형 말리부는 차분하게 다듬어진 라인과, 곡선을 바탕으로 최근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우선 전면부는 아주 낮고 날카롭게 첫인상을 가지고 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헤드램프는 보닛 바로 밑에 위치한 그릴과 일체감을 보여주며 차량을 더 낮고 넓어 보이게 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말리부의 경우 번호판에 위치한 부분에 대형 그릴을 적용한 반면, 국내형 신형 말리부는 번호판 부착 위치 때문에 블랙 마감재로 처리를 했다.

하단 범퍼 양쪽에는 'ㄷ'자 형태의 LED 주간 주행등을 적용해 차량의 전면부 디자인을 더 도드라지게 함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신형 말리부 디자인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측면부의 날렵하게 길게 쭉 뻗은 모습이다. 아마 한국지엠도 측면 디자인에 가장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사전 공개 이미지로 측면 모습의 실루엣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을 것이다.

측면 디자인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기존 말리부 대비 93mm 확장된 휠베이스와, 60mm 늘어난 전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또, 프런트 펜더에서 시작된 2개의 캐릭터 라인이 전, 후면 도어를 거쳐 아치 형태로 모아지는 독특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 측면부 디자인의 볼륨을 좀 더 강조하고 있다.

(사진 설명 : 상단부터 신형 16인치 알로이 휠, '프리미엄 메탈릭 19인치 알로이 휠' 적용 모습)

또, 2.0L 터보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된 '프리미엄 메탈릭 19인치 알로이 휠' 역시 차량의 크기를 웅장하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국내 중형 세단은 SM6를 시작으로 19인치 대형 휠을 옵션 사양으로 추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차량 디자인을 소비자에게 가장 쉽게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해 유류비 지출에 부담이 없어져 비 효율성의 대명사인 대형 휠을 과감하게 장착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신형 말리부의 개성을 충분히 보여준 전, 측면 디자인과 달리 후면 디자인은 차분한 모습이다. 면발광 및 LED 테일램프, 듀얼 브라이트 크롬 머플러 등 갖출 수 있는 것은 다 적용했지만 여백의 미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심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면부의 중요 포인트는 에어로 스포일러 디자인을 적용해 차량을 좀 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보이게 함은 물론, 공기 저항과 함께 고속 주행 시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신형 말리부의 실내 디자인은 그동안 올드했던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세련미에 첨단 기능을 더해 젊은 소비자층 잡기에 나선다.

기존 말리부 디자인은 알페온 디자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운전자를 감싸주는 곡선과 함께 버튼이 가득한 센터패시아는 일자로 곧게 뻗어있어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줬다.

반면, 신형 말리부의 인테리어는 심플하면서 운전자를 위해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센터패시아 상단에는 8인치 대형 LCD를 적용, 내비게이션, 애플 카 플레이, 각종 차량 및 오디오 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터치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패밀리 세단에 걸맞은 사이즈를 갖고 있는 스티어링 휠은 도톰한 굵기를 갖고 있어 다이내믹한 주행 시 좋은 그립감을 선사해준다. 핸들 좌, 우측에 위치한 리모트 컨트롤 버튼은 먼지나 이물질이 침입할 수 없도록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바로 밑에는 공조 관련 조작 버튼 부를 별도로 분리해 조작성을 높였다. 기존 말리부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시트를 감싸고 형태를 고집해 승하차 시 무릎이 닿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신형 말리부는 일자 형태로 디자인을 적용해 실내를 더 커 보이게 함은 물론, 더 편하게 승하차를 할 수 있다.

패턴이 포함된 우드 트림이 올드해 보이긴 하지만 바뀐 실내 분위기에 소소한 포인트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93mm 더 늘어나 안락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2열 석이 상당히 넓어 패밀리 세단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경쟁 차종인 SM6와 비교한다면 확실한 우위에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최근 신차에 많이 장착하고 있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물론 열선 스티어링 휠, 운전석 & 동반석 통풍시트,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최근 추세인 다운사이징 된 '저 배기량 터보 엔진'을 장착한 2개의 라인업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먼저 1.5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66마력(5,400rpm), 최대토크 25.5kg.m(2,000~4,000rpm)의 힘을 갖고 있으며, 복합연비 13.0 km/ℓ(고속 15.5km/ℓ, 도심 11.4km/ℓ, 16&17인치 기준)의 성능을 갖고 있다. 특히 2.0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53마력(5,300rpm), 최대토크 36.0 kg.m(2,000~5,000rpm)의 힘을 갖고 있으며, 복합연비 10.8 km/ℓ(고속 13.2km/ℓ, 도심 9.4km/ℓ, 19인치 기준)로 경쟁 모델 중 가장 앞선 성능을 보여준다.

현재 신형 말리부와 같이 중형 세단 중 터보 라인업을 갖춘 차종은 르노삼성 'SM6 1.6 터보 GDI(TCe)', 기아차 'K5 1.6 T-GDI, 2.0 T-GDI', 현대차 '쏘나타 1.6 T-GDI, 2.0 T-GDI'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단 2.0리터 터보 모델과 경쟁할 현대차 '쏘나타 2.0 T-GDI'는 최고출력 245마력(6,000rpm), 최대토크 36.0 kg.m(1,350~4,000rpm), 복합연비 10.8km/ℓ(고속 13.2km/ℓ, 도심 9.3km/ℓ, 18인치 기준)의 힘을 갖고 있다. 일단 객관적인 수치만 놓고 본다면 신형 말리부가 최고출력, 연비 부분에서 더 앞선 성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19인치 휠, 타이어와 높은 출력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 아마 '130kg'이라는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런 성능을 얻지는 못 했을 것이다.

1.5리터 터보 엔진과 비교되는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가장 강력한 경쟁 모델인 SM6 1.6 터보 GDI(TCe) 모델은 190마력(5,750rpm), 최대토크 26.5kg.m(2,500rpm), 복합연비 12.8km/ℓ(고속 14.7km/ℓ, 도심 11.5km/ℓ, 17인치 기준) 힘을 보여준다. 신형 말리부 모델이 파워 면에서는 살짝 뒤처지긴 하지만 좀 더 앞선 연비 성능과 차량 가격이 최소 4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참고로 신형 말리부 1.5L 터보 (2,310만 원~2,901만 원), 쏘나타 1.6 1.6 T-GDI(2,376~2,819만 원), SM6 1.6 터보 GDI(TCe)-(2,745만 원~ 3,1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개별소비세 인하 분 적용 가격)

이번 시승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W 워커힐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중미산 와인딩 코스를 거쳐 중미산 천문대를 왕복하는 총 127km 코스로 이뤄졌다.

먼저 중형 세단에서 성능 중 매우 중요한 NVH(소음, 진동)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일반적인 주행 속도에서 느껴지는 정숙성은 매우 뛰어났다. 특히 시승 행사 당일 강풍 주의보로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A 필러를 통한 풍절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일단 정숙성만 놓고 본다면 중형 세단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 이후 고속 주행 시에도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음악을 청취하는데 있어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조용한 실내를 유지해줬다.

신형 말리부의 우수한 정숙성은 일본 브랜드에서 주로 선보였던 '액티브 노이즈 캔슬 레이션(Active Noise Cancellation)' 기능을 적용한 점이 크게 기여를 했다. 이 기능은 차량 내부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엔진 소음 및 기타 소음을 실시간으로 상쇄해 정숙한 실내 공간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신형 말리부의 엔진 사운드는 강력한 성능과 달리 아쉬운 점을 남겼다. SM6 1.6 터보 GDI(TCe) 모델은 '커스텀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해 다이내믹한 주행 시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지만 신형 말리부는 엔진 사운드가 너무 밋밋해 터보 모델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 했다.

2.0L 터보 엔진의 강력한 성능 덕분인지 1,470kg의 신형 말리부를 아주 가볍고 경쾌하게 밀어냈다. 19인치 휠을 장착해 비주얼을 살린 반면, 초기 가속 성능에서 일정 부분 손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000rpm 대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할 수 있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줬다. 이어 3,000rpm을 넘어가면서 고속으로 내달리는 맛도 거침이 없다. 보령 공장에서 생산된 악명 높은 6단 변속기도 완벽하게 수정 및 세팅되어 원하는 타이밍에 변속 충격 없이 차량을 정확하게 움직였다.

참고로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형 말리부는 8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지만, 한국형은 보령 공장에서 생산된 6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관계자들은 "신형 말리부에 장착된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는 개선된 응답성과 제어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뷰익 리갈 차량에도 현재 장착되고 있다."라고 말하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중미산 와인딩 코스에 생각보다 많은 차량이 있어 오랜 시간 테스트를 진행할 수 없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언덕 코스를 공략할 수 있었다.

급격한 커브 길을 고속으로 진입 시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긴 했지만 차체는 큰 밀림 없이 원하는 궤적을 정확하게 그려나갔다. 신형 말리부의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를 적용했으며 세단에 걸맞은 소프트함에 초점을 맞췄다. 코너링 시 차체가 살짝 뜬다는 느낌을 받을 순 있지만 노면과의 접지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적인 주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신형 말리부는 신차답게 다양한 안전 기능을 탑재하며 운전자뿐만 아니라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있어 많은 정성을 쏟았다.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고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보행자 감지 경고 및 제동 시스템,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8개 에어백 등 11개의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경쟁 차종과 비교 시 앞선 상품성을 갖춘 점도 큰 특징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지엠은 국내 중형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놓지 못 했다. 글로벌 기준에 맞추다 보니 현대, 기아차처럼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지 못해 경쟁구도에서 밀려난 점도 크게 한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8월에 국내 시장에 선보인 '임팔라'를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현재 물량 공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덕분에 준대형 시장에서 경쟁 차종을 위협할 새로운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또, 신형 말리부 역시 사전 계약 나흘 만에 6천 대를 돌파하며 판매보다는 생산 및 공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신형 말리부는 최적의 시기에 차량을 공개함과 동시에 차량 판매를 앞두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가솔린 모델의 인기가 높아짐 점, 르노삼성 SM6 모델의 선전으로 중형 세단 시장이 더 활성화된 점 등 다양한 호재로 인해 신형 말리부의 판매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말리부는 딱히 흠잡을 때 없이 중형 세단에 걸맞은 주행성, 안전성, 편의성 등을 골고루 갖춘 팔방미인이다. 그동안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은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모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딱히 비교할 차량이 없어 큰 고민 없이 인기 차종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세계 5위 생산국이지만 다양성만을 놓고 본다면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쉐보레 신형 말리부는 등장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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