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환의 IT읽기] 비행기, '상어비늘'을 입다

최영무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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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는 바닷물 속에서 시속 50㎞로 헤엄칠 수 있다.

이는 웬만한 구축함보다 빠른 속도다.

(사진설명: 물속에서 고속 주행이 가능한 상어. 출처= www.youtube.com)

속도의 비밀은 상어비늘에 있다.

상어 피부는 매끄러울 것 같아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지느러미 부위에 리블렛(riblet)이라고 불리는 갈비뼈 모양의 미세돌기가 돋아나 있다. 'rib'는 갈비뼈란 뜻이고 'let'은 작다는 뜻을 갖고 있다. 즉 리블렛이란 작은 갈비뼈를 의미한다. 10~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돌기는 아주 작아서 손으로 만지면 샌드페이퍼 같은 촉감이 느껴진다.

(사진설명: 상어의 표면은 방패비늘로 덮여 있어 만지면 꺼끌꺼끌하다. 출처= www.oceano.mc)

과학자들은 상어 지느러미 비늘에 있는 미세돌기가 마찰저항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미세돌기가 물과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작은 소용돌이들이 표면을 흐르고 지나가는 큰 물줄기를 막아주는 '코팅제' 역할을 해서 표면마찰력을 줄여준다. 매끄러운 면일수록 유체 저항이 적다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결과다.

(사진설명: 물속에서 마찰력을 가장 적게 받는 피부로 진화한 상어의 표면 확대. 사진. 출처= rsta.royalsocietypublishing.org)

'모두가 작은 수영복만을 찾을 때에 혼자서 전신수영복을 찾은 사람'이라는 카피로 국내 광고에도 등장했던 호주 수영선수 이안 소프(Ian Thorpe)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상어비늘과 같은 돌기가 있는 전신 수영복을 입고 출전해 3관왕에 올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전신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금메달 33개 중 28개를 휩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선수 25명 중 23명이 전신 수영복을 입었다. 이 수영복은 지나치게 많은 신기록을 낸다는 이유로 '과학 도핑'으로 불리며 2010년부터 국제대회에서 전면 금지하고 있다.

운송수단을 연구하는 분야에서 '속도'가 큰 관심사다. 속도는 곧 시간이자 돈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조금만 공기 저항을 줄여도 연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10%의 공기 저항을 줄인다면 연료 절감을 통한 항공사의 이익은 40%가 늘어난다.

1980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랭글리연구소는 인공 상어 비늘을 비행기에 붙이면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진설명: 상어비늘의 원리를 적용한 여객기. 출처=캐세이패시픽/wordpress.com)

미국의 3M은 상어 비늘의 원리를 본 딴 필름으로 항공사 캐세이패시픽의 비행기 표면을 코팅했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상어 비늘에서 영감을 얻어서 비행기 날개에 바르면 공기저항을 크게 감소시키는 상어 비늘 페인트를 상용화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차세대 여객기 에어버스 A350 XWB의 동체와 날개에는 이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과학자들은 상어비늘 페인트가 전 세계 여객기, 전투기 등 항공기에 사용될 경우 연간 총 450만 톤의 연료 절감과 함께 장시간 무급유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설명: 에어버스 A350 XWB. 출처=itwatchit.com)

환경에 최적화된 상어 비늘은 생체모방공학의 좋은 사례로 꼽히며 항공기와 수영복, 잠수함, 자동차 등 공기와 물의 저항을 받는 운송수단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4억년 전에 지구상에 출현한 상어가 5차례나 되는 대멸종의 위기를 극복할 수가 있었던 비결은 뛰어난 환경 적응 능력이 아닐까.

 

* 설명환 칼럼니스트

설명환 칼럼니스트는 반도체, IoT, 플랫폼 등 IT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의 IT(정보기술)전문가다. 현재 세계 5위권 메모리카드 전문 제조기업의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KOREPA 전문위원과 서울특별시교육청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청소년 진로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조언과 강의를 해오고 있다. 이메일 pr1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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