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0후일담] 삼성, 엘지의 마케팅수준은 겨우 '2D'

박병주 2010-01-12  
메일보내기 인쇄하기
AVING 뉴스레터 신청하기

LAS VEGAS, USA (AVING Special Report on 'CES 2010') -- <Visual News> [CES2010후일담] 삼성, 엘지의 마케팅수준은 겨우 '2D'

(사진설명 1 : 1990년대 PC산업이 급격히 커지고, 2000년대 가전제품이 혁신적으로 변화되고 또 새로운 제품이 물밀듯 개발되면서 한때 라스베이거스의 CES, 하노버의 CeBIT, 베를린의 IFA 등 세계적인 전시회는 최고조로 활황을 맛보았을 것이다)


올해로 CES의 나이는 만으로 '마흔세살(43)'입니다. 1967년 6월에 세상에 태어난 이래 작게는 북미시장을, 크게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IT/가전 전시회의 대표명사가 됐습니다.

CES는 매해 첫째 주에 전시회가 시작되는 시기적 '프리미엄'과 가장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에서 개최된다는 공간적 '프리미엄' 때문에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이 참여하고 또 전세계 뉴스미디어들로부터 주목 받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근래 몇 년째, 특히 CES 40주년이었던 2007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명성과 기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계속되는 '불황'이 전체 전시산업을 쇠락시키고 있는 이유가 되겠습니다만, CES 부진을 꼭 그것만으로 논리적 설명을 완성하기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전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전시장 규모에, 그나마 계약했던 기업들조차 참여하지 않아 간혹 빈 공간도 발견됐습니다. 또 빈 자리를 급히 메운 흔적이 눈에 띄었는데 그것이 전체 전시장 구성의 '콘셉트(Concept)'나 '배치(Lay-out)'의 균형을 깨뜨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화제를 약간 벗어난 얘기이긴 합니다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마이크로소프트社 빌 게이츠 회장은 2008년 CES에 기조연설을 마지막으로 CES와 인연을 끊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최고경영자로서 일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자리를 내놓은 것이 결정적인 이유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결코 우연이라고 해석하기 힘든…)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 경제위기가 촉발하기 직전 빌 게이츠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또 CES 기조연설자로서도 '사표(?)'를 던졌는데 그야말로 그는 기막힌 결정을 하게 된 셈입니다. 어쩌면 빌 게이츠 회장은 이미 세계경기흐름을 통찰하고 있었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자신이 떠나야 할 시점을 정확히 예측했는지 모릅니다.

(사진설명 2 : PC중심의 전시회였던 컴덱스-Comdex-를 합병한 CES는 경제불황의 여진이 느껴지기 시작한 2008년까지는 정말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보였으나 작년부터는 급격히 추락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CES 전시참여 기업들과 전시 주관사인 CEA의 고민


그런데, 월드클래스 기업 중 가장 오랫동안 전시에 참여한 기업은 어디일까요?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입니다. 파나소닉은 지난 38년 동안 CES에 참여해 왔으며 이어 소니가 33년, 삼성은 31년째 CES를 운영하는 CEA측의 동반자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불황이든 활황이든 30년 이상을 CES에 참여한 '대단한' 기업들이 존재함으로써 최근의 CES에 대한 부정적인 '팩트'들이 희석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들이 CES에 참여한 이래 세계전자시장을 주도하는 월드클래스 브랜드로, 또 뉴스메이커가 될 정도로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그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CEA측이 그나마 불황에서도 지탱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참고로 알아둘 것은 CES의 전시부스 면적, 위치 및 계약의 우선순위(Priority)는 전시회 '참여기간'으로 결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파나소닉은 LVCC(Las Vegas Convention Center) 센트럴홀(Central Hall)에서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최상의 위치, 즉 전시부스 전면의 동선(動線)이 가장 길고 눈에 확 들어오는 '특급지(特級地)'를 차지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AVING이 CEA측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올해 단일기업 기준으로 전시부스 면적을 가장 크게 계약한 기업은 일본의 파나소닉이며 크기가 '2,462㎡'에 이릅니다. 이어 삼성(SAMSUNG)이 2,323㎡로 두 번째, 그리고 소니(SONY)가 2,299㎡로 세 번째, 네 번째 크기는 엘지(LG)로 1,301㎡의 면적을 차지했습니다.

(삼성의 경우 작년에 합병된 카메라사업부의 전신인 삼성테크윈 이름으로 계약된 면적 378㎡을 합산하면 2,671㎡로 실질적으로는 2010년 CES에서 최대 전시부스를 꾸민 기업이며 CES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준-$35/sq.ft-으로 부스임차료를 계산하면 1,006,250 US달러에 달함)

(사진설명 3, 4 : 삼성, 엘지 같은 한국대표기업들이 진정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되려면 전시회를 규정하고 해석하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일년에 서너 번 열리는 중요한 전시회에서 '어떤 대상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를 최우선 고민해야 하며 나아가 전시마케팅 전략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의 모습은 제조업체가 그냥 '물건' 덩어리인 제품을 배치하는 수준–기껏해야 2D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CES와 같은 세계최고의 전시회는 월드클래스기업들에게는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홍보)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또 중소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바이어를 만나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전시회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프라인 전시회에 대한 집중력이 점점 떨어진다는데 있습니다. 거기다가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전략과 아이디어가 고갈돼가고 있으며 제품 또한 기술적인 차원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더 이상 흥미로운 것을 보여줄 게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고민일 것입니다.

CES 같은 전시회를 처음 참관하는 사람들이야 그런 분위기를 잘 못 느끼겠지만 전세계 주요전시회를 매년, 매회 참여하는 비즈니스분야 전문뉴스를 발신하는 취재기자들은 이 같은 기업들의 고민을 뚜렷하게 인지해 낼 수 있습니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측에서야 늘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또 효과적인 가치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역설하지만 실제 이를 눈이 시리도록 보고 귀가 아플 정도로 듣는 전문가들은 그들이 던지는 정보가 매우 지루하고 그것의 본질이 자신들을 방어하는 논리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회 세션 중 어떤 '패널(교수)'은 "도대체 CES에 어떤 혁신(Innovation)이 존재한다는 말인가?"라며 "3D? Connecting? Embed? Networking? Alliance?...... 그런 키워드는 오래 전부터 지루하리만큼 많이 들어왔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굳이 그런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전, IT산업의 트렌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몇몇 대표기업의 전략을 꿰뚫어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주장하는 바를 충분히 공감하리라 봅니다.

이제는 전시마케팅에 대한 한계를 전시주관사뿐 아니라 참여기업들도 스스로 인정하고 보다 발전적인 아젠다(Agenda)를 내놓고 치열한 논쟁을 시작할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CEA측도 CES전시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겠습니다만, 참여기업들이 전시하는 신제품과 첨단기술의 '혁신(Innovation)'보다 더 강력한 '혁신'을 내놔야 앞으로도 CES가 가지는 명성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기업들의 당면 과제입니다만, 삼성, 엘지 등 월드클래스기업들이 '전시회'라는 것 자체를 규정하는 관점이 여전히 '(굴뚝산업을 영위하는) 제조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시회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중추(中樞) 역할을 할 사람을 임명하는 일, 즉 가장 핵심가치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일부터 잘못돼 있지는 않나, 참여기업들은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삼성, 엘지 같은 기업들이 '전시회'를 여전히 '제품(Hardware)'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Software'도 개발해서 보여주는데…"라는 어이없는 수준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전시회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을 선임하는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텔레비전이 '2D'에서 '3D'로 대세가 바뀌고 있듯이 전시회(종합마케팅)도 평면적인 본질을 완전히 부정하면서 새롭고 입체적인 개념을 창출해내야 합니다. 그 정도 수준(차원)에 이르면 그때 비로소 삼성, 엘지는 세계시장의 절대강자가 될 것입니다.

(글쓴이 facebook account : 한글 - 김기대 / English - IDEA KIDAI KIM)

< AVING Las Vegas team is on-site bringing readers the latest product CES2010 from the show floor, covering the press conferences >
Global News Network 'AVING'

 

기사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준근) 전남콘텐츠기업육성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