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0후일담] 삼성號의 위기를 예고하는 '그래프' 하나

박병주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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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 USA (AVING Special Report on 'CES 2010') -- <Visual News> [CES 2010 후일담] 삼성號의 위기를 예고하는 '그래프' 하나

중국 Hisense 그룹의 CEO, CES 역사상 최초로 키노트 연설하다


(사진설명 1 :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기업 Hisense의 'Zhou Houjian -周厚健' 회장이 CES 역사상 중국 최고경영자로서는 최초로 키노트 연설자로 초대받았다)


CES 43년 역사상 최초로 중국가전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키노트(Keynote)' 연설을 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하이센스(Hisense-海信)'그룹의 'Zhou Houjian (周厚健)' 회장입니다.

게리 쉐피로(Gary Shapiro) CEA 사장이 단상에서 주(Zhou) 회장을 두 손으로 맞잡는 악수를 하고 거기다가 고개까지 숙이며 깍듯한 동양식 인사를 할 정도로 그를 예우했습니다. CES를 주관하는 CEA측에서는 향후 가장 큰 고객(전시참여자)이 될 중국브랜드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차원에서 주 회장을 키노트 연설자로 내세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극단적으로 현재 가장 큰 전시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일본대표기업들이 CES에서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파트너로는 중국기업들이 최적의 안이 될 것입니다. CEA측에서 CES의 미래를 위해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업인 '하이센스' 그룹은 현재 '청도(칭따오, 靑島)'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작년 기준으로 80억US달러의 매출을 올린 전자제품 제조기업입니다. 1969년에 창립, 처음에는 라디오를 생산했지만 지금은 LCD텔레비전, 휴대폰, 에어컨,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 IT제품을 내놓고 있는 사실상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제조인프라 또한 잘 갖춘 편인데 2007년에 중국가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LCD모듈공장을 설립했으며 이미 2008년에 LED텔레비전을 출시할 정도로 디스플레이 쪽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주 회장은 자신들이 조만간 세계시장에 10GB의 'FTTH(Fiber To The Home)'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IT쪽 기술수준도 "자신 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대표전자기업인 하이센스의 창립연도가 공교롭게도 한국대표 전자기업인 삼성과 같은 해여서 매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아직까지 하이센스 매출규모는 삼성전자에 비해 보잘것없는 수준이지만 이 회사가 세계최대 가전시장으로 떠오를 중국시장을 '베이스캠프(Base Camp)'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지금 시점에서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무의미할 것입니다. 마치 20년 전에 삼성을 일본의 소니와 비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 회장은 키노트 연설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선두그룹들이 자신들을 시야에 넣고 있지 않겠지만 "하이센스의 목표는 세계최고의 가전브랜드가 되는 것(Hisense's goal is to become a world-leading CE brand)"이라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하이센스 사전에는 실패란 없다"며 조만간 세계적인 가전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사진설명 2 : 하이센스는 LED TV, 3D텔레비전에서 선두그룹과 기술격차가 거의 없을 정도의 제품을 'CES 2010'에서 선보였다)

중국의 변화, 사람들은 시야가 좁아 거대한 움직임은 잘 감지하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서 되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의 'Keynote' 연설제목입니다. "From 'made in China' to 'Created in China'"가 그의 연설제목이었는데 한국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중국이 이제는 단순히 제조만 하는 '하청공장(Factory)' 역할에서 벗어나 기술을 기반으로 '창조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주 회장이 중국을 대신해 전세계에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CES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장면 하나는 우연찮게도 중국을 대표하는 3개 가전브랜드들이 삼성 전시부스를 둘러싼 부분입니다. '하이센스'를 포함해 '하이얼(Haier)', 'TCL'이 삼성전시부스 바로 옆에 각각 자리를 잡았는데 이들은 '용(龍)'으로 승천할 준비를 하고 있는 '이무기(蛇龍)'들입니다. 이들 기업은 브랜드파워에서도 중국시장 내에서는 이미 삼성, 소니와 같은 '리딩컴퍼니(Leading Company)'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한편으로는 우위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겨우 이제 경쟁을 시작했을 뿐인데……

이 같은 장면은 마치 10년 후 세계가전시장 경쟁구도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매년 CES를 직접 보고 자세하게 주요기업들을 분석해왔기 때문에 시각적 변화는 머리 속에서 그리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입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사진설명 3 : CES전시장을 방문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중국기업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현재 삼성 주요제품-텔레비전, 휴대폰, LCD, 반도체-의 생산에서부터 마지막 소비자까지 공급되는 전 과정을 세밀히 분석해보면 이 회장이 중국기업을 상대로 큰 소리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삼성이 가진 약점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특별히' CES전시부스를 방문했던 삼성(Samsung) 이건희 회장은 중국기업과의 경쟁에 대해서 매우 낙관적인 견해를 표명했습니다만, 주 회장이 키노트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게 되면 이 회장도 아마 했던 말을 거둘 수도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주 회장이 제시한 PPT자료는 평판텔레비전에 대한 시장점유율만을 나타내는 것이었지만 이를 '브랜드(Brand)' 선호도로 확장해 계산한다면 삼성은 중국에서 텔레비전뿐 아니라 다른 IT제품들까지도 중국브랜드들에게 고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삼성 측에서는 이 회장이 CES전시부스를 방문해 쏟아낸 중국기업관련 발언을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내용은 별도로 한번 다룰까 합니다)

글쎄요, 삼성이 지금과 같은 시스템(오너 일인 중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하이어라키' 구조의 기업운영방식-일본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일본기업을 누를 수 있었던 '강점요소'라고 한다는데…)을 계속 유지한다면 향후에는 중국시장 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비관적'이라는 뜻이지요. (삼성이 이러한 부정적 오피니언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을 증폭시켜 오너 통치시스템을 강화하고 또 조직을 경직되게 통제하려는 의도로 이용하지 않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런 쪽(조직통제시스템, 하이어라키 구조)이라면 중국기업들이 삼성보다 훨씬 더 강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중국은 '공산당(共産黨)'이라는 강력한 조직 통제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기업 또한 삼성보다 더 강한 '하이어라키(Hierarchy-상하계급구조가 명확한 조직)' 구조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삼성은 시간이 갈수록, 시대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금의 하이어라키 통제구조가 무너져갈 것입니다. 그것은 일본기업들도 마찬가지였으며 그런 시스템이 무너져 내릴 때부터 일본기업들은 주저앉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 또한 한국언론이나 한국인들이 "중국이 한국을 뒤따라오는 형국"이라고 믿고 있지만 그것은 '순진한 착각(?)'일 뿐입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의 <국가적인 차원의 국방을 통한 기술개발-민간이 상품화하는 시스템(국가 안보차원에서 모든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정기간이 지난 뒤 민간기업에 이양하는 식으로 국가 전체산업 구조를 만들어가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다면 당장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미국과 중국은 세계를 이끌 'G-2'"라고 표현한 배경도 중국이 보유한 국방기술과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유자본 및 시장규모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일본인들이 동의하겠지만 불과 10년 전만해도 일본기업들은 삼성, 엘지 같은 한국기업들이 절대 자신들을 앞설 수 없다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습니다. 이제는 일본기업이 절대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니......

(사진설명 4 : 하이센스 주 회장이 키노트 연설에서 공개한 PPT자료에 의하면 중국시장에서 LCD, PDP 등 삼성의 평판텔레비전 시장점유율이 2007년 이후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다른 제품이 아닌 가전제품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텔레비전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전체 브랜드파워 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평판 텔레비전의 중국시장점유율 그래프 모양은 '삼성호 위기'를 예고??


한국인들은 질 낮은 중국제품을 폄하(貶下)하는 의미에서 '마데인차이나(Made in China)'라고 놀리지만 중국가전기업들은 어느새 자국시장에서 글로벌브랜드들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이기고 있다는 사실. 그렇다면 언제까지나 중국기업들을 남의 제품이나 만들어주는 '하청공장' 쯤으로 취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한국이 과거 자국기업을 보호,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수입제품이 거의 들어오지 못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장벽'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한국상황과 비교하면 지금의 중국브랜드들은 시장을 열어놓고도 매우 선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정부의 강력한 자국기업보호정책, 수출드라이브정책 덕분에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 휴대폰, 자동차 등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지요)

머지않아 중국정부가 과거 한국정부가 삼성이나 현대 등 제조업을 세계적인 재벌기업으로 탄생시킨 과정(戰略)을 그대로 벤치마킹해 자국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기업들에게는 중국의 그런 정책이 부당하게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추이를 지켜보면 이미 그런 상황이 도래한 것 같기도 합니다.

중국경제에 대해서는 항상 긍정•부정적인 견해가 교차합니다만, 수량(인구)으로 시장의 크기가 결정되고 구매력으로 국가경제의 서열이 매겨지는 디지털경제시대에 중국은 (천재지변에 의하지 않는 한) 세계 최대시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국에서 누가 승자가 되는가에 따라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승자가 돼야 세계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사진설명 5, 6 : 하이센스 주 회장을 통해 중국은 이제 '하청공장'에서 창조적 비즈니스를 펼쳐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위치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 시장조사기관도 규모가 커진 중국시장을 별개의 지역으로 구분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가전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후일담을 마무리 하면서 글 쓰는 이의 '편견(?)' 하나를 얘기할까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인)과 한국기업들을 위해, 또한 장래에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후대들을 위해서 좀 더 냉철하고 입체적인 정보가 생산, 공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의 여러 정보생산채널들이 한국 내에서 공급하는 '뉴스'라고 말하는 정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가 심히 걱정됩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쪽이나 이를 가공해 생산하는 쪽이 모두 사상과 철학이 없다 보니 그저 자기 앞가림하기 바쁜 것 같습니다. 하기야 정보를 섭취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정보생산자들이 문제가 될 것 같은, 또 골치 아픈 얘기는 전달할 필요가 없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생각이 있는 한국인들이라면 '가공된 정보'보다 '거친 정보'를 보고 미래를 판단하리라 봅니다. 백미(白米)보다 거친 현미(玄米)나 잡곡(雜穀)이 건강에 더 좋지요, 아마?

Written by : Ideak. Kim
Editor & Publisher
AVING News Corp. USA

(글쓴이 facebook account : 한글 - 김기대 / English - IDEA KIDAI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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