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 '화려한 쇼' vs. 삼성 스마트폰의 과제와 고민

최민 2010-02-16  
메일보내기 인쇄하기
AVING 뉴스레터 신청하기

BARCELONA, Spain (AVING Special Report on 'MWC 2010') -- [MWC2010후일담] '화려한 쇼' vs. 삼성 스마트폰의 과제와 고민

(사진설명 1 : 삼성이 스마트폰 'Samsung Wave'를 선보이면서 '보일락말락' 전술을 채택해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2월 14일 신제품발표에 앞서 MWC전시장 맞은 편 공사 중 빌딩에 걸린 삼성의 대형배너)


삼성이 그 동안 공들여 개발한 스마트폰인 'Samsung Wave'의 보따리를 드디어 풀어 놨습니다. 삼성이 예고했던 대로 MWC 2010의 공식 오픈을 하루 앞둔 2월 14일 프레스컨퍼런스(Press Conference)에서 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스마트폰 'Wave'의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삼성의 프레스컨퍼런스는 마치 한편의 '쇼(Show)프로그램'에 비견될 만큼 화려했습니다. 스마트폰에 거는 최고경영층의 의지와 의욕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후일담의 주제는 '쇼'가 아니라 '전략'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거인' 삼성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잔기술(?)'을 썼다는 것입니다. (글 쓰는 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유저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위해 이번 신제품 'Wave' 공개과정에 '보일락말락' 전술을 도입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한국어로 '보일락말락'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용어로 생각돼 그렇게 표현해 봤습니다)

왜냐하면 프레스컨퍼런스가 열리기 전에 'Fira' 전시장 맞은 편 공사 중 빌딩에 걸린 대형 배너의 광고문구가 "Unpacked, on 2.14 a new mobile from Samsung is born. See it first at Barcelona"였고 배너에 그려진 그래픽 또한 약간 신비감을 주려는 듯 상자가 막 열리는 모습(Unpacked)이었기 때문에 그런 전술을 도입한 것으로 추측한 것입니다.

(거기다가 기자들에게 보내는 초청메일에 장소를 정확하게 기재해 주지 않은 점, 인터넷에서도 '고의로'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점, 행사장을 찾아가는 기자들에게 마치 보물섬을 찾으라는 것처럼 피곤하게 만든 점 등등 --> 각국에서 온 많은 기자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불평불만이 많을 것입니다. 장소가 너무 외져있어 삼성관계자들조차도 길을 못 찾고 헤맸으니……)

그리고 인터넷세상에서는 며칠 전부터 유럽, 미국의 일부 IT분야의 기술(Tech), 제품(Gadgets) 블로거들이 삼성의 'Wave' 출시 소식을 흘렸습니다. 삼성의 우호적인(?) 블로거가 운영하는 어떤 웹사이트에서는 'Samsung Wave' 사진과 제품스펙이 올라왔는데 하루 만에 천명이 넘는 블로거와 스마트폰매니아들이 이를 열어봤습니다.

어떤 블로거는 올라온 사진을 보고 삼성이 일부러 'Wave' 이미지를 슬쩍 유출(Leak)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행태는 아주 고전적인 마케팅 수법이라는 촌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유출된 사진과 스펙으로도 제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어 제법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블로거들도 있었습니다. 삼성이 '바다'를 하이엔드 유저의 스마트폰 OS로 '포지셔닝'하고 싶은 모양이라는 평가와 하드웨어 개발능력이 뛰어난 삼성의 강점을 들어 '스펙(Spec)'과 '디자인'은 괜찮다는 우호적인 평가들도 나왔습니다.

자, 이제 제품과 사양은 모두 공개됐으니 더 이상 비밀스러울 게 없습니다. 스펙이나 디자인을 포함한 성능(Performance)은 몇몇 블로거들도 지적했지만 하드웨어 잘 만드는 삼성이 만들었으니 시장에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스마트폰은 단순히 하드웨어만으로 경쟁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삼성도 속내는 고민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만…... 그래서 오늘은 프레스컨퍼런스에서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 간략히 삼성의 전략과 풀어야 할 과제, 고민에 대해 짚어보는 것으로 후일담을 정리할까 합니다.

(사진설명 2 : 삼성이 스마트폰 'Wave'를 첫 공개하는 프레스컨퍼런스는 상당히 '진일보-進一步'한 이벤트였다. 우선 전체적으로 행사 규모가 '하드웨어의 삼성(?)'답게 아주 웅장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Ocean'의 컨셉을 유지한 채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영상물을 만들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물론 쓴 돈에 비하면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삼성이 '바다(Bada)'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전략적 배경은?

모바일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Samsung Wave'가 시장에 나온 전략적 배경은 사실 아주 심플합니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이 '돈' 되니까", 그리고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충분히 '돈' 벌 수 있을 것 같으니까"일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정말 심플하지요?

철저히 검증된 시장에만 '배팅'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행태가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번 'Samsung Wave'의 출시는 전략분석이랄 것도 없이 아주 쉬운 답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디 같이 한번 정리해 봅시다.

1.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영효율 확보가 시급

아시다시피 기존의 휴대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 들어 이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성공적으로 런칭한 기업은 오히려 많은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선두기업들의 최근 분기별 경영실적에 잘 나타나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경우가 바로 LG와 노키아(NOKIA)입니다.

LG(엘지전자)는 부정적인 현상을 보인 경우이고 노키아(NOKIA)는 그 반대인데 LG는 모바일사업부문(MC)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져 거의 이익을 짜내다시피 했습니다. 대당평균공급가격(ASP)도 상반기 백 사오십달러 정도 하던 것이 4분기에는 111달러로 하락했는데 여기에서 모바일 제조기업간 공급가격경쟁이 상당히 심화되고 있으며 LG가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작년 4분기, 'N900' 등 4개 모델의 스마트폰을 성공적으로 런칭시킨 노키아는 약 13조원(82억유로)을 팔아 1조 9천억원(12.2억유로)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노키아의 대당평균가격이 불과 65유로에 미치지 못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이익을 낸 이유는 모두 스마트폰 덕분입니다. 이 기간 중 노키아가 판매한 전체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은 수량으로는 16.3%에 불과했으나 매출은 거의 반에 가까운 47.6%나 차지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의 대당평균단가도 186유로(약 255달러)에 이르러 전체 휴대폰평균가격의 3배에 육박했습니다.

또 하나 사례는 삼성과 애플의 작년 연간실적을 비교, 분석해보면 스마트폰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납니다. 삼성은 지난 한해 동안 2억 2700만대를 팔아 4조원이 조금 넘는 영업이익을 낸 반면 애플은 2,500만대 팔아 매출 약 18조원, 영업이익 5조원(28.8%)을 기록했습니다. (기준환율 1달러=1150원)

이러한 '팩트'들이 삼성을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배팅'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었습니다. 삼성으로서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정규모의 파이를 차지해야 하고 결국 효율(영업이익)을 더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신종균 사장이 져야 할 짐이 됐습니다.

(사진설명 3 : 2009년 삼성의 휴대폰 경영실적은 사업책임자 신종균 사장 스스로 아주 좋은 실적을 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시장의 양상이 급격히 변화돼 사업 책임자로서 실적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 중장기전략으로 '소프트웨어'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시도

삼성으로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출시한 것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큰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가 틀림없어 보입니다. 최고경영층에서도 이미 '소프트웨어사업 강화'를 중장기 경영목표로 채택한 이상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시도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폰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거기에 자체 개발한 모바일플랫폼, '바다'를 얹고 공개 어플리케이션 스토어(Samsung Apps)사업도 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런칭하겠다는 게 삼성의 의지인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하드웨어사업에 너무 치중된 삼성의 약점을 보완하고 소프트웨어사업에 진출해 '현금뭉치(Cash Cow)'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작년 기준으로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약 1조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시장과 비교하면 대략 6배 정도 큰 규모인데 앞으로도 하드웨어시장보다 더 빨리 성장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점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新樹種)을 필요로 하는 삼성에게는 매우 매력적 일 것입니다.

결국 삼성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사업을 동시에 겨냥하는 스마트폰, 'Wave'를 출시해 중장기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의지와 종국에는 모바일비즈니스의 생존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이번 MWC를 통해 강하게 드러낸 것입니다.

(사진설명 4 :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경영층의 고민이기도 한 소프트웨어사업. 이번에 출시한 스마트폰 'Wave'를 통해 이 사업을 런칭했지만 갈 길은 멀고 험난해 보인다)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 그리고 최고경영층의 고민은?

삼성은 지금까지 늘 그래왔습니다만 이번에도 경쟁자들이 길을 닦아 놓은 스마트폰 시장에 대대적으로 배팅을 해 돈을 쓸어 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신종균 사장도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밝힌 얘기지만 '하드웨어 글로벌리더' 삼성이 제품을 만들면 어느 누구보다 훨씬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고 이것이 시장(B2B, 휴대폰제조기업과 통신서비스사업자 간 거래시장)에 충분히 통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는 거대한 두 축의 부품사업과 텔레비전과 휴대폰이라는 또 다른 두 축의 완제품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만들어 내는 삼성의 제조능력에 비추어 보면 '스마트폰' 하나쯤 경쟁력 있게 만드는 일은 아마 '땅 짚고 헤엄치기'만큼 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삼성이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을 것이며 시장이 어떻게 변화됐건 시간에 맞춰 시장에 나왔을 것입니다만) 그런데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의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세계 모바일시장 환경이 크게,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삼성으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밖에 없는 '다급한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무슨 소리, 전자기업 중 세계 1위 매출을 올렸고 '100조-10조' 클럽에 이름도 올렸는데 무슨 다급한 처지에 놓여? 삼성은 앞으로도 계속 잘 나갈 거야!"라는 대답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삼성은 당분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하드웨어 쪽에서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삼성의 휴대폰사업이 '다급한 처지'에 놓여 있음은 글 쓰는 이보다 삼성전자 최지성 CEO나 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이 아마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왜 삼성의 휴대폰사업이 '다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삼성이 런칭한 '스마트폰=하드웨어+소프트웨어'사업의 과제와 고민에 대해서는 이후에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Written by Ideak. Kim
Editor & Publisher
AVING News Corp. USA


Co-Reported by Min Choi, Kevin Choi, BJ Park

Global News Network 'AVING'

 

기사

세계 최대 테크놀로지 전시회 'CES 2020'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