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환의 IT읽기] 스마트폰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지문인식

최영무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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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에서 명문 법대를 졸업한 청년 윌슨이 작은 마을에 변호사로 온다. 

도착한 날, 자신을 보고 짖어대는 개에게 던진 농담을 이해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윌슨을 바보로 낙인찍고 왕따시킨다. 그러나 윌슨은 묵묵히 연마한 지문 분석으로 후일 살인사건을 해결하여 유명한 변호사가 된다.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원작자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만년 수작 <바보 윌슨 씨의 비극 The Tragedy of Pudd'nhead Wilson, 1894>의 줄거리다.

(사진설명: 1901년 3월 갑판에서 휴식 중인 마크 트웨인. 출처=CORBIS 토픽 이미지)

마크 트웨인은 '유일하게 지워지지 않는 서명은 사람의 지문'이라고 했다.

지문은 임신 4개월째 태아의 피하층부터 만들어져서 한 번 생겨나면 바뀌지 않는다. 지문이 만들어지는 데는 태아의 움직임, 핵분열 등의 우리가 다 파악할 수 없는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르다. 지문이 일치할 확률은 10억 분의 1에서부터 640억 분의 1, 870억 분의 1까지 학설이 다양하다. 세계 인구가 74억 명이니 100억 분의 1을 넘어서면 지구상에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표현이 맞다. 

지문인식이란 이런 지문의 특성을 이용해 손가락 지문으로 본인을 인증하는 기술이다. 지문을 등록하고 등록한 데이터와 입력된 지문을 비교해 일치하는지 판별한다. 

지문인식은 변하지 않는 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번호처럼 잊어버릴 위험도 없고 신체 일부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편의성도 갖췄다. 

지문인식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센서에 손가락을 대어 지문을 촬영하는 입력 단계, 촬영된 지문을 저장된 지문과 대조해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인증단계다. 입력 단계에서 지문을 촬영하는 방식에 따라 광학식, 정전식, 초음파 방식 등이 있다. 

광학식은 가시광선에서 반사된 지문 영상을 획득해 기존 등록된 지문 정보와 비교하는 방식이다. 카메라와 광학 스캐너를 이용한다. 강한 빛을 쏘면 손끝에 지문 형태가 그대로 반사돼 이미지를 추출할 수 있다. 이를 디지털화해 원본 데이터와 동일한지를 판가름한다. 주민센터나 은행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식인데 내구성이 좋은 반면 인식률 낮다는 단점이 있다. 

정전식은 지문의 융선과 골의 정전용량의 차이로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정전식은 어떻게 지문을 인식시키는지에 따라 스와이프 방식과 에어리어 방식으로 나뉜다. 스와이프 방식은 지문센서에 손가락을 대고 아래쪽으로 문질러 입력한다. 에어리어 방식은 지문센서에 손가락을 터치하여 입력한다.

에어리어 방식이 스와이프 방식보다 더 간편하고 빠르지만, 센서의 소형화가 어렵고 단가가 높다. 현재 정전식 기술에서는 스와이프 방식보다 에어리어 방식을 더 많이 채택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은 정전식이다. 광학식보다 얇게 만들 수 있고 제조원가가 낮기 때문이다.

초음파 방식은 초음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지문의 높이차를 측정해서 지문을 인식한다.

이 방식은 기존 광학식 지문 인식보다 보안성이 높다. 지문 이미지가 아닌 사용자의 지문 굴곡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물체를 투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손에 흙이나 물 등 각종 물질이 묻은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이 지문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서 정확도와 보안성에서도 기존 광학방식보다 우수하다. 초음파 방식은 비교적 정확성과 내구성이 좋지만 제작이 까다롭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S10'에는 스마트폰 화면 어디를 스쳐도 지문이 식별되는 내장형 지문인식 초음파 센서가 탑재됐다.

(사진설명: 갤럭시 S10에선 전면 디스플레이나 측면에 내장된 지문 인식 패드가 작동한다. 출처=삼성전자)

1874년 선교사로 일본을 방문한 외과 의사 헨리 폴즈는 일본에서 출토된 조몬 시대의 토기에 붙어있는 지문을 보고 지문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후 1892년 프랜시스 골턴이 지문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지문이 경찰 수사에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지문인식 시대를 연 일등 공신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2011년 모토로라 '아트릭스'에 첫 지문인식 센서가 도입된 후, 2013년에 애플 '아이폰5S', 2014년 삼성전자 '갤럭시 S5'에 지문인식 기술이 도입됐다. 

생체인증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에 따르면 생체 인식 시장은 2015년 20억 달러(약 2조 2,240억 원)에서 2024년 149억 달러(약 16조 5,68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화기인 국내 시장의 경우 2013년 1,800억 원에서 올해 4,000억 원으로 122%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핀테크(FinTech)와 결합한 지문인식 도입이 활발하다. 금융사들은 지문인식, 간편송금 등으로 붐업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는 이 같은 기술을 이용해 보안 키보드 등을 통한 복잡한 비밀번호 입력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간편하게 지문인증을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다. 

IT 기술이 등장하면서 상상하는 많은 것들이 현실화됐고 혁신을 만들어내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125년 전 소설의 주인공 윌슨이 탐구한 지문은 현재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이른바 '생체인증 2.0'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 설명환 칼럼니스트
설명환 칼럼니스트는 작가이자 커뮤니케이터다. 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공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글을 쓰고 있다. 서울특별시 교육청 자문 위원과 국가정보기간 언론사의 객원 논설위원으로 선임되어 각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조언을 해왔으며, 현재 중견 ICT 그룹의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메일 pr1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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