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환의 IT읽기] 공유경제를 it는 '공유물류'

최영무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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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과 디지털 데이터의 활약으로 물류 업계도 재편될 것이다"
"물류 재구축 모델을 통해 물류망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내야 한다"

나가누마 히로유키가 쓴 《2025 비즈니스 모델》의 한 부분이다. 이 책은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10년 후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트렌드를 살핀 책이다.

저자는 책에서 '공유 경제권'의 확대로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일용 잡화, 속옷 등 극히 일부 상품만 소유권을 갖고 나머지 대부분은 공유권이 되어 비용 제로로 가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출현을 예측했다.

공유경제(共有經濟, sharing economy)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용어로, 기본 원리는 유휴자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줌으로써 유지 비용은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공유경제는 2008년 이후 세계 경제 위기로 저성장, 취업난, 가계소득 저하 등 사회문제가 심해지자 과소비를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자는 인식에서 등장했다. IT 기술의 발전과 추구하는 물건을 사는 대신 공유하고 빌리는 걸 선호하는 신세대의 '미니멀 라이프'도 공유경제의 활성화에 한몫했다.

특히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우버(Uber)'가 있는데, 우버는 개인 유휴 차량의 지출은 최소화하면서 택시 역할로 활용 폭을 넓혀 경제적 효과를 크게 발생시키며 성공했다.

공유경제는 물류에도 스며들며 '공유물류'의 시대를 열었다. 물류시설, 창고, 화물차 등도 소유하지 않고 사용한 만큼 요금 지불이 가능하다. 물류센터는 일반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공간을 임대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유연성이 떨어진다.

최근 물류창고 내 공간을 서로 공유하고 사고파는 공유물류 플랫폼이 선보이며 물류센터나 물류창고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공유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 퍼지고 있다. 공급자는 탄력적으로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이용자는 고객에게 물건을 배달하기까지 시공간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진설명: 마이 창고의 코스메틱 풀필먼트 센터 내부. 출처=마이 창고)

한국의 '마이창고(Mychango)', 영국의 '스토우거(Stowga)', 일본의 '오픈로지(Openlogi)'가 물류창고 내 남는 공간을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연결하는 공유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창고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이 주 고객층으로 판매하는 물품의 입고·보관·포장·운송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픈로지는 공유물류 전문성을 살려서 일본 내수를 넘어 중국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섰고, 스토우거는 영국 전역을 대상으로 창고 크기에 제한 없이 공간 자체를 사고파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공유물류의 또 다른 변화는 일반인 배송이다. 물량이 몰리는 기념일과 명절, 연말 등 성수기 때 부족한 노동력을 일반인이 채우고 있다. 기존 배송기사가 담당했던 배송을 이제 일반인이 자신의 자가용을 이용해 일정 수수료를 지급받고 배송에 나선 것이다.
 
일반인을 배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 개념만으로도 참신하다. 이 방식은 지난 2015년 아마존이 '아마존 플렉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차량을 소유한 일반인들이 시간당 수당을 받고 아마존의 배달원이 되어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송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7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이츠는 유의미한 공유물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 과열되면서 오는 10월 14일 한국 사업을 중단하지만, 크라우드소싱 기반 음식 배달 서비스들의 시초로 꼽힌다. 우버이츠는 일반인이 배달을 운영하며 식당 등에서 음식을 받아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형태인데, 스쿠터, 자전거, 도보 등 배달이 가능해서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배달 건 당 5,000원 안팎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아르바이트, 투잡족 등의 지원이 많았다.

(사진설명: 우버이츠 배달 기사가 오토바이를 타고 방콕의 한 도로를 따라 배송하고 있다. 출처=Bloomberg News)

쿠팡도 '쿠팡 플렉스'를 도입했다. 지원자가 자신의 일정에 따라 원하는 날짜를 근무 일로 선택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신개념 배송 일자리다. 특히 쿠팡 플렉스에 등록한 인원은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10만 여명이 지원했다.
 
이처럼 물류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공유물류에서는 서비스의 이용자(기업, 개인)도 물류기업과 같은 제공자 역할을 할 것이다. 화주기업도 물류장비와 창고 등을 남는 시간에 타사와 공유하여 배달 서비스와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우버, 그랩, 고젝 같은 스타트업은 물론 아마존, DHL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 등이 도전하고 있고 실리콘밸리, 동경 스마트시티 등에서는 이미 공유물류가 빠르게 구현되고 있다.
 
국내에서 공유물류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플랫폼 생태계의 '규모'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인데, 퀵서비스하듯 한 건씩 배송하는 수준으로는 배송인의 수익을 만들 수 없다. 배송인이 모이질 않으니 화주도 관심이 없고 배송 물건이 없으니 배송 인도 이탈한다. 악순환이다.

(사진설명: 쿠팡 플렉스가 배송지로 출발 전에 물품을 싣고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굿팡맨)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저성장,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저성장에서 촉발된 위기는 물류시설 운영, 운송, 보관, 포장업계 등 물류 전반에 걸쳐 위협이 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물류라는 전통적 인식에 갇혀 잘 보이지 않았던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IoT, 드론, 빅데이터, AI, 로봇 등과 융합해 하나의 물류 시스템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우리 공유 물류산업은 선진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과거 물류가 '추격전'이었다면 이제는 '선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2025 비즈니스 모델》의 저자는 앞으로 10년을 산업 재구축기로 보고, 이 시기의 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공유물류는 유연성이 극대화된 비즈니스 모델이라 비즈니스 성장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물류망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커먼스(Commons, 공유재) 기반의 '공유물류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
 
* 설명환 칼럼니스트
설명환 칼럼니스트는 ROTC 소위 임관 후 현재 중견 ICT 그룹의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교출판 논픽션 공모에 당선되어 등단, 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ICT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글을 쓰고 있다. 서울특별시 교육청 자문 위원과 국가정보기간 언론사의 객원 논설위원으로 선임되어 각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조언을 해오고 있다. 이메일 pr1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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