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윤의 무수골 산책] 위기의 시작 '벚꽃 엔딩'

최영무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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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윤의 무수골 산책] 위기의 시작 '벚꽃 엔딩' 연재 타이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수도권에서 먼 남쪽지역의 대학일수록 신입생을 구하기 힘들고, 이는 대학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벚꽃에 빗댄 말이다.

신입생 부족 현상은 전국 각지의 대학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신입생 정원 모집이 미달된 4년제 대학 중 90%가 비수도권 지역 대학이다. 비수도권 지역 대학들은 학생 유치를 위하여 현물, 학비 면제, 현금 지급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정원 미달이 속출했다.

사립대뿐 아니라 이른바 지역 명문대로 불리던 거점국립대도 충원 미달 사태를 피해갈 수 없었다. 전국 각지의 10개 거점국립대 중 서울대를 제외한 9개교가 올해 추가모집을 했다.

신입생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들은 교육부에서 정원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기 때문에 일부 대학들은 교직원 지인들을 동원해 등록금을 면제시켜 주고 정원을 채우기도 한다.

지역 대학의 정원 미달 사태 원인은 세계 최악의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현상 때문이다.

1970년대 초반에는 한 해에 10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저출산 추세로 인해 학령인구는 올해 47만 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 5000명 줄었다. 2040년에는 28만 4000여 명이다. 현재의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출생아 수는 25만여 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70년대 초반의 4분의 1 수준이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10년, 20년 동안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 상당수 대학이 대규모 정원 미달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 벚꽃 명소 제주대 벚꽃길, 정문에서 운동장을 따라 핀 벚꽃이 '낭만가든'을 연상시킨다.
출처=제주니아

미달은 곧 대학의 재정악화를 의미한다.

1인당 연간 등록금을 7백만 원으로 가정했을 때, 2백 명 미달이면 1년에 14억 원, 4년이면 56억 원 규모의 대학 운영비가 줄어든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정원 미달로 각 대학의 경영은 악화되고 비수도권 지역 대학은 버틸 수 없다. 교직원들의 대량 실업 사태와 지역 경제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

대학교육연구소는 2024년 이후 신입생 충원율 94%를 넘는 지방대는 단 한 곳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현재의 대학 수는 학생 수 100만 명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20만 명 대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 모든 대학이 다 살아남을 수는 없다.

대학 도산과 수도권 집중화·과밀화 등 들이닥칠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산업 변화에 맞춘 학사 체계 개편과 정원 감축' 등 대학들의 자구 노력이 불가피하다.

또 대학-지방자치단체-기업-지역 혁신기관 등이 하나의 '지역 전략산업 플랫폼'을 만들어 지역에서 요구하는 혁신인재 양성에 착수해야 한다.

한승윤 칼럼니스트(메이다이닝·메이다이닝웨딩 대표)
한승윤 칼럼니스트는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과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을 위해 공감과 위로가 되는 글을 써오고 있다. 국내 최초 힐링·외식 융복합 공간 '메이다이닝' 브랜드 론칭을 성공시켜 '3년 연속 아시아가 주목한 청년경영인'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1만 9834m²)의 예술목 정원 시크릿가든을 품은 '메이다이닝 그룹'의 최연소 CEO로 재직하며, 북한산 국립공원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내·외국인에게 널리 알리는 활동하고 있다. 이메일 d127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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