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緊急診斷] 이재용 시대의 삼성號는 타이타닉號?

박병주 201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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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 'Good to Great'의 저자 짐콜린스는 'How the Mighty Fall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저서에서 위대한 기업의 몰락과정을 다섯 단계로 정리했다. <1단계,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 3단계,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 4단계,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 5단계,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가 그의 주장이다. 얼마 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1'에서 삼성전자의 최지성 CEO는 "잘하고 있는데 질타가 많아 억울하다"는 식으로 위험과 위기의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짐콜린스의 주장을 빌린다면 삼성은 몰락하는 기업의 '3단계'에 와 있는 것이 아닐까?)

타이타닉號 vs. 삼성號

'타이타닉'호(號)는 당시 사람들에게 '꿈' 속에서나 가능한 화려한 크루즈 여행을 실현시킨 지상 최고이자 최대의 '호화여객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배가 크고 호화로워도 바다에 떠 있는 '타이타닉'호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다면 좁쌀 크기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보잘것없을 겁니다.

'타이타닉'號에 타고 환상의 크루즈 여행을 즐겼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탄 배가 빙산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또 사람들은 타이타닉호가 워낙 규모가 컸기 때문에 침몰하리라는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배가 빙산에 부딪혔을 때도, 배 안으로 바닷물이 차 올라오는 순간에도 거기에 탄 사람들은 아마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결국 자신이 차디찬 바다에 빠져 숨이 끊어질 때 그때서야 비로소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음을 인지했을 것입니다.

세계 최대 제조기업, '삼성'號는 여전히 화려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세계경제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3~4조원대의 경이적인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3/4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을 넘었고 이런 분위기로 가면 올해도 100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올려 또 다시 전 세계 제조업체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글 쓰는 이만 그렇게 보여지는지 모르겠지만) 멀리서 바라본 '삼성'호는 빙산을 향해 달려가는 '타이타닉'처럼 보입니다. 조만간 지날 항로에 거대한 빙산이 버티고 있지만 타고 있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를 겁니다. 그리고 빙산을 발견했더라도 덩치가 워낙 큰 삼성호는 '키'를 돌려도 소용없게 됐습니다. 이제 부딪히고 침몰하는 과정만 남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타이타닉호에 탄 사람들이 그랬듯이 삼성호에 탄 사람들도 자신이 타고 있는 기업이 침몰하리란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 않을 것입니다. 빙산에 부딪히고 배가 침수하고 있을 때도 그들은 절대 침몰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사진설명 2: TCL은 8세대급 LCD제조라인을 소유함으로써 중국 가전기업 중 TV사업에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으며 Skyworth, Haier 등 중국 대표 가전기업들과 함께 글로벌시장의 시장점유율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8세대급 LCD제조라인 가동을 기점으로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고 선두기업들과 기술격차를 줄인다면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 확실시 된다. 거기다가 만약 중국 기업간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게 되면 과거 삼성이 성장했던 과정과 시간을 훨씬 단축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號가 빙산으로 향하고 있는 징후들 : 사업구조 측면

1. "펑크 난 LCD"

삼성은 지금까지 '4륜(輪)'으로 달렸습니다. 반도체, LCD, 휴대폰(통신), TV(DM)라는 4개 사업의 바퀴로 말입니다. 그런데 'LCD'라는 바퀴가 펑크가 나 버렸습니다. 지금은 펑크난 채로 달리고 있는데 성장은 고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업이 돼 버렸다는 겁니다. 엄청난 돈을 투자한 '중후장대(重厚張大)'한 LCD생산라인을 폐기할 수도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LCD'라는 바퀴가 펑크난 일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임기 중의 사장(사업부장) 옷을 벗겼겠습니까? 몇 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연간 15조원의 경이적인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기업에서 해당 사업부의 경영진 대부분을 '참수(?)'한 사건은 이윤을 중시하는 게 기업활동이라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은 삼성의 행동입니다. 이 '사건'은 삼성이 사람보다 '돈(이익)'을 우선으로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남기게 됐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다룰 '빙산으로 향하고 있는 징후들: 리더십 문제'에서 별도로 짚어볼 것입니다)

AVING은 이미 오래 전에 삼성 LCD사업이 심각한 상태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참고: [緊急診斷] 이재용 시대 = 삼성號 위기의 시대 http://kr.aving.net/news/view.php?articleId=178107&mn_name=op) 그 당시에도 언급했지만 이제 중국LCD제조기업들이 8세대급 생산라인을 가동하게 됨으로써 삼성은 새로운 경쟁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상당량의 물량을 소화해주었던 중국가전업체들이 직접 양질의 LCD를 생산하게 됨으로써 삼성은 그만한 규모의 대체수요자를 찾지 않으면 안되게 됐습니다. (물론 우선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공장가동률을 떨어뜨리는 일이겠지요)

더구나 지금처럼 LCD사업이 골칫덩어리인 상황에서 중국사업까지 추진해야 하는 일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꽤 오랫동안 중국정부에서 LCD사업허가를 내주지 않자 세계최대시장 중국으로부터 삼성이 배척당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이재용 씨가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을 몇 차례 면담하면서 삼성이 사업허가를 따낼 수 있었다는 얘기가 2010년 10월에 한국 언론들로부터 공식화 됐습니다.

당시 한국 언론들은 중국정부로부터 LCD사업허가를 받아내는데 이재용 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대대적으로 '띄우기 작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은 자칫 삼성에게 '계륵(鷄肋)'이 될지도 모릅니다. 시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의 사안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이재용 씨가 중국 LCD사업허가를 득하는데 '힘'을 써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향후 발생할지 모를 중국LCD사업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공(功)'은 자기가 차지하고 '책임'은 다른 사람 몫으로 돌린다면 리더로서 자질문제가 거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도 추후 다룰 '빙산으로 향하고 있는 징후들: <리더십 문제>'에서 별도로 짚어볼 것입니다)

(사진설명 3: 지난 9월 1일 독일 베를린 'IFA 2011' 기자회견장에서 TV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DM사업부의 수장인 윤부근 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윤 사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할 수 없이 때운다는 느낌을 풍겼다. 세계 1위의 TV사업을 맡고 있는 경영자지만 그의 발걸음은 매우 무겁게 느껴졌다)

2. "바람 빠진 TV"

또 다른 바퀴 중 하나인 'TV'는 바람이 빠졌습니다.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모델은 계속 개발해 시장에 내놔야겠고 쌓이는 재고물량은 어떻게든 밀어내야 하니 시장가격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사인 일본 가전업체들이 엔고 때문에 죽을 쑤고 있고 한국 원화가 평가절하되고 있음에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말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요즘 미국시장의 경우 최대 유통채널인 베스트바이(Best buy), 코스트코(Costco), 월마트(Wal-mart)에서는 최신제품인 '3D' TV조차 할인해서 팔고 있습니다. 아직 시장에서는 즐길 수 있는 3D 콘텐트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신 모델마저 할인경쟁에 투입됨으로써 삼성 같은 TV제조업체들이 마진을 남기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반전돼야 하는데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TV사업부를 맡고 있는 경영진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 것입니다.

최지성 CEO는 IFA 기자간담회에서 TV는 대체소비와 개발도상국의 신규소비시장이 열려 2015년쯤 시장이 3억대 규모로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고 삼성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지만 거기에서 삼성이 기대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기억을 되돌리면 '제니스(Zenith)'나 'RCA' 같은 브랜드는 1960~70년대 미국 최고의 TV브랜드였으나 일본 가전업체들에게 밀려 사라졌습니다. 일본의 Sony, Sharp, Toshiba 같은 브랜드들도 불과 6~7년 전만해도 주요 가전소매점의 맨 앞자리에 디스플레이 돼 있었지만, 한국의 삼성이나 LG에 밀려 지금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브랜드는 큰 내수시장 덕분에 언제든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지성 CEO가 말한 대로 3억대 시장으로 커질 2015년경이면 중국이나 터키 같은 신흥국가의 TV제조메이커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것입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한국 가전기업들도 그들에 의해 세계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게 얼마나 빨리 이루어지느냐, 아니면 조금 더 버티느냐의 문제이지 대세의 흐름은 삼성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TV시장을 위축시킬 변화의 흐름은, 아이패드(iPad) 같은 '퍼스널미디어기기(Personal Media Device)'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함으로써 TV수요는 점점 더 둔화될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성급한 시장전문가들은 신문에 이어 TV도 도태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실제로 미국가정에서는 TV가 아이패드 때문에 종전처럼 가족들을 거실로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런 사례가 아니더라도 TV사업은 이제 한계사업이 됐음은 확실합니다.

3. "못 박혀 언제 펑크날 지 모르는 통신(휴대폰)"

이번 3/4분기에 삼성은 통신사업 부문에서 놀랄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실적이 예상 외로 좋았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아마 한국시장을 거의 장악하며 마진을 '세게' 붙일 수 있었던 요인도 전체 영업이익액을 키우는데 적지 않게 기여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통신부문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스마트폰'시장을 완전히 주도할 것이라는 한국 정보생산채널들의 견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한국 정보생산채널들이 생산하는 삼성의 스마트폰을 포함한 세계 IT시장의 관련된 정보를 분석해보면 '내셔널리즘(국수주의)'에 흠뻑 취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플(Apple)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갑작스런 죽음에서부터 '애플 vs. 삼성'간 소송 건, '아이폰4S(iPhone4S)' 출시 건, '구글(Google)의 모토로라 인수 건', '아마존'의 '킨들파이어(Kindle Fire)' 출시 건 등이 대부분 국수주의에 근거한 '한국식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정보가 생산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 한국 정보생산채널들의 행태가 '자위행위(?)'나 '삼성 PR 해주기' 차원을 떠나 한국 소비자들이 세계시장의 대세(Mega Trend)를 읽지 못하게 '노이즈(Noise)'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주 '일방적'이고 '좁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관점에서 생산되는 정보는 당사자인 삼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한국 IT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별도로 진단하겠습니다만, 애플의 'iPhone4S' 출시는 삼성에게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최지성 CEO가 'iPhone4S' 출시를 보고 "(아이폰4S에 대해)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만약 그가 삼성의 CEO로서 '전략'이 뭔지 아는 '경영자'라면 그런 식의 '실망스런(?)' 반응은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만약 최지성 CEO가 iPhone4S의 전략을 제대로 읽어냈다면 곧바로 긴급임원회의를 소집했을 것입니다.

"못 박혀 언제 펑크날 지 모르는 통신(휴대폰)"이라는 주제는 이번 [긴급진단(사업구조 측면)]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룰 내용이라 '인트로(Intro)' 성격으로 나가는 이번 편에서는 이 정도로만 언급합니다.

(사진설명 4: IFA나 CES 등 세계적인 전시회를 계속 참여하면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을 상당히 깊이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전시관을 어떻게 꾸며 놓았느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당기업의 제품전략을 단번에 잡아낼 수 있다. 삼성의 전략제품은 TV를 포함해 휴대폰/스마트폰, 태블릿PC인데 거기에 콤팩트카메라, 노트북, 냉장고, 세탁기 등이 마이너제품이다)

4. "바퀴 표면이 다 닳아버린 반도체"

삼성은 지금까지 창업자가 일으키고 물려준 반도체사업 덕분에 오늘날의 위치에 설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만약 반도체사업을 (국가가 주도가 돼 산업을 구조조정 할 당시) 다른 기업이 맡았거나 복수경쟁을 시켰더라면 아마 상황은 지금과는 전혀 달라졌을 겁니다. 반도체가 삼성을 지금처럼 만든 성장엔진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반도체사업은 몇 번의 치킨게임을 벌이면서까지 경쟁기업들을 주저앉히고 시장점유율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수익이 예전 같지 못하고 자꾸 떨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세계경제 불황이나 PC시장의 침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상황을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아마 삼성에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전혀 다른 양상의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반도체사업은 TV사업처럼 시장점유율 1위를 하면서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그 동안 삼성에서 물량을 공급받았던 애플 같은 대량 수요자들은 '바잉파워(Buying Power)'를 앞세워 제조기업들과 긴밀한 제휴관계를 맺어 가격뿐 아니라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든지, 각각의 IT기기(Device)들이 '전략적 이유'로 점점 더 가벼운 용량의 반도체가 사용되도록 개발되고 있다는 점, 소프트웨어 기술이 반도체 고유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는 점,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저장된 공간'에서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 등이 삼성을 우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AVING News는 지난 수 년간 삼성의 전략을 분석해 오고 있습니다. 이전에 나간 '긴급진단'을 보려면 링크 http://kr.aving.net/news/?mn_name=op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緊急診斷] 이재용 시대의 삼성號는 타이타닉號?'는 계속 이어집니다)

Written by Ideak Kim
Editor & Publisher
AVING News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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