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하는 세계 10대 전시회 만들어야

박병주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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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규모가 크면 바이어들이 돈 안 줘도 다 옵니다. 그런데 규모가 작으면 한번 왔다가 그 다음엔 안 오죠. 빈익빈부익부 얘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대형으로든 전문성으로든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Top 10 전시회, 한국을 대표하는 10개의 얼굴을 만드는 게 우리 업계의 숙제라고 봅니다"

한국전시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홍성권(K.FAIRS 대표이사) 한국전시주최자협회장은 한국의 전시산업 수준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위치와 내수 시장의 제한적 크기, 업계와 정부의 전시산업 인식에 따른 투자의 한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의 인식만 해도 그렇다. 한국 전시산업은 지식경제부의 무역진흥과 업무에 속한다. 하지만, 이 부서 과장급이 3년 반 동안 5번이나 바뀌었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고위공무원급에 속하는 과장은 모든 부서를 두루 섭렵해야 진급이 가능하다는 공무원 세계의 불문율도 있겠지만, 이 업계에서는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말이다.

전시산업 예산도 턱 없이 부족하다. 이 산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부가가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국전시산업계 종사자들의 불만이다. 연구/R&D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산이 작다는 것인데, 현재 해외전시회 관련 약 200억, 국내전시회는 50억 정도가 편성돼 있다.

다행히 4년 전 지식경제부 주도로 '전시산업발전법'을 만들어 이 산업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는 보이고 있지만, 실제 업계에 미치는 영향들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시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효과로 논하기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미래 가치를 따지면서 투자해야 하는 인프라 산업이다. 이 산업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지닌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 반대로 말하면, 아직도 한국전시산업계의 전시회를 바라보는 눈이 낮다는 것이다.

다음은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홍성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Q. 한국전시주최자협회장을 맡고 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A. 첫 목표가 회원들간의 친목이었다. 전시장이 수도권에서도 코엑스(COEX), 세텍(SETEC), 킨텍스(KINTEX)가 있다. 지방 전시장도 10개가 있는데, 서울에서 좀 된다고 하는 전시회는 지방에서는 다 하게 된다. 물론 지역에서 필요한 전시회는 해야겠지만, 카피(복사)식으로 생기다 보니 피 터지는 경쟁이 되는 것이다. 친목이 되면 서로 얘기하고 배려해서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올 수 있는데, 그 전에는 서로 잘 모르니까 싸우고 소송하는 일이 많았다. 때문에 협회의 업계 친목정책은 전시회를 발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요즘 목표는 한국전시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전시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아직 멀었다. 우리가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는 곳들이다. 이 또한 회원사들과의 친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같이 투자하고 마음을 모아 진행하니 Risk Share(위험분담)도 가능하고 일 추진이 훨씬 쉽게 되는 것이다.

Q. 실제로 해외 전시회 진출을 준비하고 있나?

A. 그렇다. 엑스포럼이라는 회사와 마카오에서 카페쇼를 하려고 했다. 2006년 마카오의 베네시안 전시장 회사와 계약서도 만들었다. 지금 한국에서는 카페쇼가 10년 동안 잘 성장해오고 있다. 다만,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환율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다 보니 마카오 카페쇼는 현재 보류 중이다. 내년 말이나 2013년에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다.

이게 1단계라고 본다. 벡스코도 베트남 하노이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국내는 전시회가 아이템별로 포화상태다 보니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긴박감이 있다. 나가서 지사망 구축해서 하다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Q. 중국은 현재 전시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곳도 관심이 있나?

A. 동북아권(비행기로 1시간 반 정도)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중국도 전시회 경쟁이 엄청나게 붙었다. 해외 메이저 주최사들도 많이 들어가 있지만 로컬 업체들도 전시산업에 눈을 떠서 경쟁이 더욱 심하다. 이번 한중일 포럼 때 중국전시회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다. 산업전시회도 좋지만 퍼블릭(Public) 전시회부터 시작해보자고 얘기하고 있다. 중국은 전시회 규모는 크지만 매니지먼트는 가르쳐줄 게 아직 많이 있다.

Q. 한국전시회 현황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A. 한국전시회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 국제화, 대형화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예산도 국제화를 위해 작지만 지원되고 있다. 대형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 해외에서 바이어가 와서 1시간 돌면 끝! 이러면 다음에 오겠나? 현재 유사 전시회를 중심으로 코로케이션(Co-Location)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단 대형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Q. 한국전시산업이 국제화, 대형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개선점과 해법이 있을까?

A. 사실, 해법이 어렵다. 국제화를 말하자면, 국내엔 해외 메이저 주최사들이 안 들어와 있다. 중국이 빨리 발전하는 이유는 리드엑스비션(Reed Exhibition), 프랑크푸르트메세(Frankfurt Messe) 등 메이저들이 들어가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터키가 다음 타깃이고 그 다음은 한국시장이다. 2013~2014년이 되면 이들에겐 한국이 진출하기 좋은 시장이 될 거라고 한다.

특히 이들은 국내의 가장 전도유망한 곳을 사려고 하고 있다. 리드엑스비션은 우리 회사의 오랜 파트너기도 하지만 M&A에도 관심이 많다. 전시산업도 M&A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는데 대형화의 첫 번째 단계가 아닌가 싶다.

Q. 전시업계에서는 특히 해외마케팅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어떤 시도를 하는가?

A. 우리 같은 프라이빗 주최사는 막막한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전시회를 여는 회사들은 자체 에이전트 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 해법은 우리만의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가에도 해외홍보 관련 요청을 많이 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우리가 먼저 크게 만들어놓고 일정 수준이 되면 요청하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Q. 한국전시산업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A. 한국에서 세계적인 Top 10 전시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위에서 카페쇼를 언급했는데, 퍼블릭이면서도 트레이드 전시회다. 10년 지났는데, 현재 세계2위 전시회가 됐다. 코마린(KORMARINE: 국제조선및해양산업전)은 옛날에 10위 이하였는데 최근에 3~4위를 다투고 있다. 심토스(SIMTOS: 서울국제공작기계전)도 예전에 세계 6위권이었는데 내년에 킨텍스를 다 쓰게 되면 2~3위가 될 것이다. 키메스(KIMES: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도 세계 5위 정도 달리고 있다.

한국도 이런 전시회들이 커 가서 세계적인 메이저 전시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하는 RFID 같은 경우는 특화된 전시회다 보니 미국에 이어 우리 것이 2위가 됐다. 이러한 가능성 있는 분야들을 살려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전시회를 10개만 만들자는 게 목표다. 그러면 전시선진국처럼 국가적 이익이 될 수 있는 산업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바이어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나라인데, 허브를 만든다? 어려운 얘기다. 일단 대형화를 만들어놓으면 바이어들도 참가하게 돼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10개의 전시회를 만드는 게 우리 업계의 숙제라고 본다.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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