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 커피머신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회사"

권희경 20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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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Switzerland (AVING Special Report on 'JURA') -- <Visual News> “유라(Jura)는 커피 머신을 팔지 않습니다. 유라는 남들이 동경할 만한, 소비자 개인에 대한 자부심과 성취감을 나타내는 프리미엄 브랜드(pride of ownership),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회사입니다(유라 CEO Emanuel Probst).”

(사진설명: 왼쪽부터 유라의 CEO 'Emanuel Probst' 와 글로벌 마케팅 수장인 'Edward de Charnaud' )

어릴 때 자동차 사장이 되고 싶었다는 Emanuel Probst는 상트 갈렌이라는 스위스의 명문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으며 유라에 들어오기 전 백스터와 같은 유명 의료 기기 회사에서 파이낸스, 생산관리 등 경영전반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Emanuel 은 유라의 최초 스팀 다리미를 개발한 기술 담당 임원을 아버지로 둔 덕분에 오래 전부터 유라와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백스터라는 대기업을 떠나 90년대 초반 이제 막 전자동 커피 머신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중소기업, 유라에 겁 없이 뛰어든 이유는 이곳에서만큼은 그가 어릴 때부터 꿈꾸던 디자인, 제품개발, 감성 마케팅 등을 시도해 볼 수 있겠다라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전자동 커피 머신 사장이 아니었다면 아마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Emanuel Probst. 그가 디자인하고 만들어나가는 유라 브랜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다음은 Emanuel Probst 와의 인터뷰 일문 일답. 이 날 인터뷰에는 Emanuel Probst 와 16년 우정을 쌓아온 유라의 전략가이자 글로벌 마케팅 수장인 Edward de Charnaud 박사도 함께 했다.

현재 유라는 전자동 커피머신 브랜드이지만 예전에는 다리미, 토스터 등을 생산하기도 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소형 가전 기업에서 전자동 커피 머신 브랜드로 발전해왔는지?

Emanuel Probst: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는 전형적인 소형 가전 기업으로 직접 제품을 생산, 판매해왔다. 그러나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고 80년대 중반쯤에 소형 가전 제품이 미래 성장을 생각할 때 적합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90년대 초반에 아마도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잠재력있는 제품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은 단지 가정일 뿐이었다. 지금은 전자동 커피머신이 전세계적으로 백만대 이상 소비되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전자동 커피 머신 시장은 17만대 정도에 불과했다.

단순히 소형 가전을 생산하는 제조 기업으로서는 이미 전통적으로 브랜드가 알려져 있는 독일 기업이나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 기업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위스는 오래 역사를 통해 첨단 기술 분야, 엔지니어링, 건축 디자인 분야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우리는 스위스 기반 기업으로서 이런 부분들을 잘 살릴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그것이 바로 전자동 커피 머신이었다. 물론 우리는 그전에도 커피 머신을 생산해왔지만 주력 제품은 아니었다. 이렇게 해서 90년대 초반 전자동 커피 머신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199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컴팩트한 크기의 전자동 커피머신인 Impress E 라인을 출시하면서 동시에 기존에 생산하던 소형 가전 제품군은 완전히 정리하면서 전자동 커피 머신 시장에 올인하게 되었다.

Edward de Charnaud: 유라 총 매출의 85%는 스위스에서 나오고 12-15%가 그 외 기타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한다. 스위스는 작은 나라이지만 구매력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lucrative 한 시장이다. 우리가 전자동 커피 머신 업계에 들어설 당시 스위스에는 이미 지멘스, 새코, 필립스 등 유럽의 메이저 가전 브랜드들의 커피 머신이 시장에 나와있던 상태였다. 따라서 우리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 섣불리 뛰어들어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자동 커피 머신 업계로 뛰어들었던 배경은 당시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던 고급 커피문화의 확산 때문이었다. 이탈리아나 스위스 같은 유럽 국가는 본래 커피 문화가 발달한 나라이지만,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숍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미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등 신흥 시장에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마끼아또와 같은 고급 커피를 즐기기 시작했고 우리는 만약 사람들이 고급 커피를 경험하게 되면 언젠가는 집에서도 이런 고품질의 커피를 맛보고 싶어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우리 판단이 맞다면 이 시장이 성장하는 초기단계에 뛰어들어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라처럼 필립스와 같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작은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선택과 차별화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사업을 정리하면서 전자동 커피 머신에 올인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멘스, 크룹스, 세코 같은 유명 브랜드들은 커피머신을 다양한 제품군 중 하나로 취급하고 있는 반면 유라는 현재로서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100% 전자동 커피 머신 전문 브랜드이고 이것이 우리와 다른 경쟁기업들과의 차별화 포인트이다.

물론 이럴 경우 위험 부담도 있을 수 있다. 첫번째 리스크는 전자동 커피 머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재 이 시장은 아주 초기 단계이다. 예를 들어 독일만 해도 총 5천만 가구가 살고 있지만 전자동 커피 머신 보급률은 7.1%에 불과하기 때문에 잠재력이 아주 크다. 또 다른 리스크는 경쟁 기업들이 우리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나올 경우인데, 그렇기 때문에 유라는 항상 기술적인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 우리가 개발해놓은 기술을 무효화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스팀 다리미 등을 생산하던 과거 소형 가전 제조업체로써의 경험이 현재 전자동 커피 머신을 생산하는데 어떤 관련이 있는가?

Emanuel Probst: 현재 유라는 자체 R&D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30-35명의 기술자들이 일하고 있다. 우리의 핵심 노하우 중의 첫번째는 fluid system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유라가 과거 스팀 다리미를 생산해 온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커피 머신 역시 스팀 다리미와 마찬가지로 물탱크에서부터 펌프, 히팅, 브루잉 유닛을 거쳐 커피가 완성될 때까지 전 과정에서 fluid system 이 관련돼 있다. 사실 전자 제품과 물은 완전히 상극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들어가면 전자 제품 작동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고난이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데 유라는 스팀 다리미를 생산해오면서 이 부분에 관한 경험 및 기술을 축적해왔다.

그 외에 유라의 차별화된 강점은 또 어떤 것들이 있는가?

Emanuel Probst: Fluid system 이외에 또 다른 기술적인 부분으로 brewing unit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 전자동 머신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 제품 전체를 테스팅 해보고 수리하는 등 제품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들 수 있겠고,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존 제품보다 항상 개선된 제품을 만들겠다는 제품 컨셉, 스위스만의 정확하고 세련된 디자인도 유라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다양한 마케팅활동, 생산 및 물류에 있어 전략적 파트너와의 제휴 등도 유라를 기존의 단순 커피머신 제조사들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실제로 유라에 와 보고 단순 제조기업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유라의 철학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Emanuel Probst: 우리는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늘 세 가지 질문을 한다. 그리고 반드시 적어도 한가지 질문에 yes 라고 말 할 수 있을 때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세가지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이것이 정말 환상적으로 멋진 (fantastic) 디자인인가? 매뉴얼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사용하기 쉬운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제품이 커피의 맛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또는 새로운 종류의 커피를 만들어 낼수 있는가이다.

즉 최고의 디자인, 사용의 편리함, 그리고 최상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이다. 유라가 늘 강조하는 신선한 원두, 방금 끓여 낸 맛있는 커피(Freshly ground, freshly brewed)도 같은 맥락이다.

유라는 현재 스위스에만 70-80%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 등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타켓 마켓은 어디인가?

Emanuel Probst: 절대로 기존 시장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첫번째 원칙이다. 현재 유라는 유럽 시장에서 스위스 외에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으며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역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은 공산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수백 년 동안 유럽 문화권 아래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문화적인 부분을 비롯,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실제로 구매력을 갖춘 인구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향후 5년-10년 사이 러시아가 유라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아직까지 유라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시장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탈리아 같은 경우 커피 문화의 본고장이라는 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커피 머신의 경우 스위스 브랜드로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절친한 이탈리아 친구는 다빈치 코드를 읽고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승용차를 고를 때는 FIAT 보다는 BMW 를 선호한다. 독일의 기술력을 믿기 때문이다. 전자동 커피 머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한편 미국은 실제로 독일 이후 두번째로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시장이다. 계속 바른 방향으로 나간다면 미국 역시 계속 메이저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아시아와 같은 신흥 시장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특히 한국, 중국, 싱가폴, 호주와 같은 아시아 빅4 국가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은 구매력도 있고 큰 시장이긴 하지만 휴식 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은 데다 주방이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전자동 커피 머신 시장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Edward de Charnaud: 다양한 메뉴의 고급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나 사용의 편리함, 서비스 같은 부분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제품을 구입하는데 있어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요소들의 '합리적'인 부분일 뿐이다.

만약 사람들에게 정말 당신이 전자동 커피 머신을 필요로 하냐고 물었을 때 답이 달라질 수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needs' 와 'wants'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는 점이다. 커피 머신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반 가전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겠지만 유라 커피 머신은 그 자체로서 다른 것들과 구별된다. 유라가 파는 것은 ‘라이프스타일’이다. 우리는 경험을 판다. 사실 마케팅에서 중요한 부분은 이런 정서적인 부분이고 그 중에서도 디자인이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유라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왜 유라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는지를 물으면 항상 스위스에서 생산된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을 꼽는다. 이것이 우리가 일류 디자인을 강조하고 이 부분에 대규모의 투자를 하는 이유이다. 결국 수퍼 프리미엄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인 부분이다.

커피 머신 회사가 자체 커피 박물관을 설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JuraWorld of Coffee’ 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Emanuel Probst: 우리는 마케팅에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뛰어넘고 싶었다. POS(Point of Sale), TV/라디오 광고와 같이 남들이 다 하는 것들이 아닌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스위스 출신 세계 정상급 테니스 선수인 로저 페데러를 유라의 브랜드 대사로 임명한 것도 유라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중 하다다. 기존의 일상적인 마케팅 전략은 우리가 최고라고 소리치는 것인 반면, 우리가 하는 방식은 마치 속삭이듯 우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로저 페데러와 같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동경하는 인물을 유라와 관련시킴으로써 우리는 훨씬 더 섬세하고 은근한 방식으로 우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사진설명;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데러와 함께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는 Emanuel Probst)

Edward de Charnaud: JuraWorld of Coffee에서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우리 기술력이나 제품 자체를 소개하는 것인 반면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는 유라만이 가지고 있는 '스위스 아이콘'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에 힘써왔고 앞으로도 첨단 기술개발은 유라 미래 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부분은 경쟁사들이 궁극적으로 모방하거나 따라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유라의 브랜딩이다. 기술은 제한적이고 한시적이지만 브랜드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유라는 로저 페데러와 함께 'performance, precision, passion for excellence' 와 같은 '스위스적인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 전달할 것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의견은?

Emanuel Probst: 한국 시장은 아시아의 빅4 시장 중 하나이고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특히 우리는 한국에 아주 훌륭한 파트너를 가지고 있다. 그는 단순한 디스트리뷰터가 아닌 우리의 파트너이다.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적절한 맨파워와 물질적인 자원을 함께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은 있는데 사람이 없거나 사람은 있는데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의 한국 파트너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잘 하고 있으며 본사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라가 소비자들 마음에 어떤 브랜드로 자리잡기를 원하는가?

Emanuel Probst: 사람들이 동경할 만한, 유라를 소유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성취감을 나타낼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오브젝트(A lifestyle object)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JURA': Phoebe Kwon, Rose Kim >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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