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2 후일담] IT가전 제조사업은 '하루살이'??

최민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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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 2 : 경쟁이 격화돼 모든 플레이어들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레드오션'이자 수지를 맞추기 힘들어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텔레비전 시장. 그런데 끝물인 시장에 마치 목숨을 걸고 올인이라도 하려는 듯 전시부스를 꾸민 LG. 텔레비전만으로 치장하고 언제쯤 도래할 지 모를 OLED-TV로 위안을 삼는 LG의 앞날이 험난해 보이는 것은 '선입견' 때문일까?)

IFA 같은 월드클래스 전시회는 기업들의 '총체적 마케팅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아주 생산적인 이벤트입니다. 늘 주장하는 얘깁니다만, 매년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Las Vegas USA)에서 열리는 CES,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 Spain)에서 개최되는 MWC, 9월 독일 베를린(Berlin Germany)에서 열리는 IFA 등 세계 3대 전시회만 잘 분석해도 기술이 가미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업들의 운명(?)을 점칠 수 있음은 물론 컨슈머프로덕트(Consumer Product)와 관련된 산업과 글로벌 시장의 큰 흐름을 짚어낼 수 있습니다.

IT가전시장은 최근 4~5년 전부터 이미 큰 변화 조짐이 보였습니다만 이번 IFA에서 뚜렷한 시그널을 몇 가지 드러냈습니다. 이번 후일담은 그런 부분을 간략히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TV세트 시장

최근 텔레비전을 생산하는 월드클래스 제조기업 중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아마 그 중 일본의 샤프(Sharp)가 가장 좋지 않은 사례의 대표적인 기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샤프는 전기전자제조업 100년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기업의 선두주자 역할을 자임해 왔지만 지금은 당장의 생사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위기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가정의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텔레비전의 '왕(王)'으로 불렸던 소니(SONY)는 이번 IFA에서 아예 텔레비전 사업에 대해 거론하기조차 꺼릴 정도입니다. 새로운 리더인 히라이(Hirai) CEO도 프레스컨퍼런스에서 텔레비전을 전혀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전시부스에 텔레비전을 진열은 했지만 넓은 공간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배치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텔레비전은 더 이상 돈이 안 되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한 이상 소니의 전체 사업포트폴리오는 물론 텔레비전 사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결론적으로 샤프(Sharp)와 소니(SONY) 등 선두브랜드들의 향후 움직임은 전 세계 TV시장을 요동치게 만들 것입니다. 이를테면 '가격싸움'이 더욱 치열해져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면서 기존의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기업들마저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기다가 본격적으로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 TV제조기업들의 가세와 유럽 및 미국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말미암아 시장은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LG처럼 텔레비전 사업의 의존도가 큰 제조기업들은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서 경영을 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물론 시장점유율 1위를 하고 있는 삼성(SAMSUNG) 또한 TV부문에서는 경영수지에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진설명 3, 4, 5 : 월드클래스 전기전자 제조기업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업체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마이너'로 전락한 유럽의 필립스-Philips. 전시부스를 둘러보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일본제조기업으로는 파나소닉-Panasonic이 손을 안 대는 품목이 없을 정도로 자꾸만 '판'을 벌이고 있다)

(2) 월드클래스 제조기업들도 너도 나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 유럽의 필립스(Philips)와 같이 오래 전부터 수많은 품목을 취급하는 제조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존재해 왔습니다. 그런데 텔레비전과 같이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는 아이템을 부여잡고 있거나 돈이 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난 큰 제조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방편으로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제품 군(群)에 기대를 걸고 약자(중소기업)들이 먹고 살고 있는 시장으로 타깃(Target- 목표시장)을 바꾸고 있습니다.

코너에 몰린 이들은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다 시도하려고 합니다. 가정용 커피머신, 청소기, 믹서 등 소형가전은 물론 헤드폰(이어폰), 스피커,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 심지어 이미용기기, 다리미, 안마의자, 정수기까지 손을 대고 있습니다.

큰 제조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때문에 그 분야의 중소기업들은 더욱 더 설 땅을 잃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에서 대기업들도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워 너도나도 모두 패자가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거기다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더뎌지면 더뎌질수록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의 제품들의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아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난장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제조산업 전체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사진설명 6, 7 : 미국 Costco에서 약 2개월 전 삼성의 LED LCD TV가 1369.99달러에 팔렸으며 IFA2012가 열리고 있는 기간 중 독일 Media Saturn에서 46인치 3D LED TV가 599유로에 팔리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텔레비전 가격이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삼성 또한 TV로 돈을 벌기는 어려운 형편일 것이다)

(3) '하루살이'처럼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중소제조업체

IT나 가전분야에서 하드웨어를 제조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볼멘소리가 전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전시회에서 확인됐습니다.

스마트폰이 모든 IT기기들을 먹어 치우는 포식자로 군림하고 그쪽 시장은 엄청난 자본을 가진 티아노사우르스 같은 극소수의 거대 공룡들이 차지하고 있어 중소제조업체들은 감히 쳐다볼 엄두도 나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거의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밀린 큰 제조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해 오로지 생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소제조업체들의 품목을 무차별적으로 빼앗고 있어 중소제조업체들은 마치 '하루살이'처럼 비즈니스를 해야 할 처지에 몰렸습니다.

(IFA2012 후일담은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Written by Idea Kidai Kim

Editor & Publ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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