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08후일담] 전임, 이기태 부회장을 극진히 예우한 최지성 사장

심명성 200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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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Spain (AVING Special Report on '2008 MWC') -- <Visual News> 최지성 사장은 삼성전자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非)기술인'으로 탄탄한 입지를 굳힌 인물입니다. 본인 생각이야 어떻든 삼성이라는 조직에서 '난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진설명 1 : 텔레비전시장은 서로 가격을 깎아 내리는 경쟁을 펴는 바람에 완전히 '레드오션'화 됐다. 팔아도 이익을 남기기 힘든 장사가 바로 텔레비전사업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이다. CES2008이 열린 라스베이거스 LVCC전시관 중심에 위치한 샤프와 삼성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듯이 전시관을 꾸몄다)

최 사장은 아시다시피 DM총괄사장 재직시절 삼성TV를 소니(SONY) 등 쟁쟁한 글로벌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일약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년 전 이기태 부회장이 이끌고 있던 정보통신총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를 두고 외부뿐 아니라 삼성내부에서조차도 최지성 사장이 떠오르는 차세대지도자감으로 발탁돼 '영전(榮轉)'했다는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에이빙(AVING)은 몇 해전부터 CES, CeBIT, IFA, MWC 등 글로벌전시회에서 늘 최지성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습니다. 그가 삼성전자 최고경영진 중에서는 그래도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는 CEO라 CeBIT에서 '키노트연설(Key Note Speech)'을 하기도 했으며 기자회견석상에서 영어브리핑을 자연스럽게 진행하기도 해 해외에서는 삼성의 '얼굴마담(?)'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최사장은 정통영업맨답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꿰뚫고 있으며 순간적인 판단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목표지향성이 강한 인물이라 구성원들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리더십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MWC2008' 개막일에 있었던 최지성 사장의 내신기자회견내용을 '후일담'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전임자인 이기태 부회장을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

기자회견도중 최사장이 전임자인 이기태 부회장을 극진히 예우하는 발언이 몇 차례 나왔습니다. 지난 해 실적이 그나마 괜찮았고 또 자신이 정보통신총괄을 맡아 무난하게 경영해온 것을 두고 "전임자가 잘해놓으셨기 때문에……"라며 자신을 최대한 낮췄고 전임 이기태 부회장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게다가 "전임자가 경영하셨으면 (지난 해) 더 좋은 실적을 냈을 것"이라며 이기태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한껏 치켜세워주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의 흐름상 이 같은 얘기가 그리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최 사장의 발언이 한번이 아니라 반복됨으로써 '진심'을 꼭 표현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한 발언에서 최사장의 인간적인 면이 엿보였고 사실, 훈훈한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모토로라의 몰락과 불안한 경제환경이 최사장의 성향을 변화시켰나?

영업통인 최사장은 때로는 모험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한 차원 높은 목표달성을 추구하는,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DM총괄사장재직 시 '보르도'를 앞세워 세계평판TV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본인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오보'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해 "1년 안에 노키아를 따라잡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최 사장이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에서의 그의 모습은 안정적이며 매우 보수적인 성향으로 비쳐졌습니다. 그렇게 설명될 수 있는 이유는 절대 무리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굳이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해 경쟁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었습니다. 싸우지 않더라도 이머징마켓 등 시장이 계속 커가고 있기 때문에 먹을 파이가 크고 삼성이 세워놓은 계획대로만 해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는 그의 논리는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문제, 서유럽의 경제침체 등과 맞물려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을 맞닥뜨린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그룹총수일가와 삼성수뇌부의 특검문제로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여기에 휴대폰의 원조이자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던 모토로라의 참담한 추락을 접하고 있는 최사장은 일견, 동종업계의 CEO로서 두려움도 느낄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이 최 사장을 적극적인 스타일에서 안정지향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으로 변화시키지 않았냐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2, 3, 4 : MWC2008이 열리고 있는 바르셀로나 무역전시관에 설치된 삼성옥외광고 / 삼성전시관을 찾은 참관객들이 삼성휴대폰을 진지하게 '공부??'하고 있다)

최지성 사장은 '운(運)'을 타고난 사람(?)

최 사장이 DM사업부재직시 2003년 하반기부터 평판텔레비전시장은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LCD패널의 대량초과생산과 브라운관텔레비전의 교체기가 맞물려 판매가격은 속락했고 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더구나 2~3년 동안 세계TV시장은 글로벌가전업체의 공격적 마케팅과 치열한 경쟁에 힘입어 시장의 성장흐름은 더욱 빨라졌습니다. 이러한 시장환경을 잘 읽어낸 그는 삼성TV를 세계1위로 올려놓는데 성공했습니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영웅은 때를 타고난다는 말이 있듯이 급격히 성장한 시장환경 덕분에 최 사장의 능력이 통하지 않았느냐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최 사장은 정보통신총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최근 휴대폰시장은 어떻습니까?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중동아시아, 동유럽, 남미 등 이머징마켓이 급성장하고 있어 세계휴대폰시장은 자연성장률만 하더라도 주요업체들은 물량대기에 급급합니다. 올해 세계시장의 규모는 물경 12억대가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시장이 활황일 때 자리를 바꾼 최 사장의 '운'은 또다시 대세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사장 또한 자신의 '운'이 좋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했습니다. "텔레비전은 서로 가격을 깎아 내리는 바람에 모두 죽는 시장이 되고 있다"며 반면 "휴대폰산업은 건강한 산업이다. 사업자들이 서로 값비싼 제품을 만들어 팔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휴대폰 사업자들이 다양한 시장을 창출하며 파이를 키우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고 '때'가 좋음을 시사 했습니다.

쓰다 보니 후일담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한가지만 더 정리를 하고 마감할까 합니다. 인터뷰말미에 기자가 모(模)수입화장품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마케팅부문의 이영희 상무에게 최근 근황을 질문하자 재치 있게 말을 끊으면서 이 상무의 (발생할 지 모를) 말 실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또 이 상무에게 말을 아낄 것을 은근히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영희 상무가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에) 근무한지 7개월 됐다"고 대답하자 최사장이 "아이를 낳는데도 1년 가까이 걸리는데…… 겨우 7개월 동안 근무해서 뭘 알겠는가"라며 이영희 상무가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하고 말하도록 배려하는 센스를 발휘한 것입니다. 이런 점을 보면 최 사장은 아주 예민하고 또 두뇌회전이 매우 빠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설명 5 : 인간적인 면이 엿보이는 최지성 사장. 그는 기자회견 중 내내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려고 애썼다. 최 사장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한국휴대폰산업이 좌우된다는 점은 본인을 압박하는 부담으로 여겨질 지 모르겠지만 국가, 삼성 전체로 볼 때 매우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에이빙(AVING)은 전세계 주요전시회에서 최지성 사장을 만나게 될 것이며 아마 은퇴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때로는 응원을, 때로는 조언도 할 것입니다. 국가적으로 IT산업이 퇴보하는 듯한 상황과 삼성내부의 부정적인 상황이 최 사장을 소극적으로 만들 수 있을 지 모르겠으나 국가적인, 회사차원에서 본다면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일을 맡았으니만큼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합니다.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MWC2008': Publisher and Editor, Kevin Choi, Joshua Shim, Jason Lee, Alliyah Seo, Danyan Yu, Isaac K>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MWC2008': Publisher and Editor, Kevin Choi, Joshua Shim, Jason Lee, Alliyah Seo, Danyan Yu, Isaac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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