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China2008후일담] 중국에서의 현대차 위상은?

신승호 200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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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China (AVING Special Report on '2008 Auto China') -- <Visual News> (사진설명 1 : AUTO CHINA 2008이 열리고 있는 북경의 중국국제전시장 신관)


서울과 북경의 시차는 20년?

1988년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렸습니다. 당시 한국 자동차시장의 상황은 현대의 초기모델인 '소나타'가 대기업 경영진들의 의전용 차량으로 쓰일 정도였고 대우자동차의 '로열'시리즈와 '각' 그랜저가 최고급차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대기업의 대졸초봉이 30만원 대였던 당시, 한국에서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자'임을 상징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수입완성차는 재벌이나 타고 다닐 정도로 귀했던 때가 바로 20년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한국자동차시장 상황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 뒤인 올 2008년에는 중국 북경에서 올림픽이 열립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20년전과 지금의 북경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시장만 놓고 본다면 중국은 한국에 비해 많이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2008년 현재시장상황을 비교해봐도 중국자동차시장이 한국보다 양(量)뿐 아니라 질(質)에서도 앞서 있습니다. 올림픽과 때를 맞춰 지금 북경에서는 '북경모터쇼(2008 北京車展 / AUTO CHINA 2008)'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장 현장을 돌아보면 중국은 이미 세계최대자동차시장으로 입지를 굳혔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2: Rick Wagoner GM회장은 인사말에서 몇 번이나 "With China, For China"를 외쳐 GM에서 차지하는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With China!! For China!!"

프레스데이(Press Day) 첫날 북경국제전시장 신관 주위 길은 차로 막혀 완전히 마비되다시피 했습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도시, 북경은 프레스데이에 참석하는 'VIP'들조차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대도록 만들었습니다. GM 경영진들은 오전 9시 정각에 시작되는 프레스컨퍼런스에 시간을 맞추느라 전시장을 뛰다시피 했습니다. 9시가 지나자 스태프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렸고 GM경영진들은 다소 늦은 행사장도착에 헐떡거리는 호흡도 제대로 고르지 못한 채 컨퍼런스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미국인으로 보이는 한 고위관계자는 스태프들에게 "테러블트래픽(Terrible Traffic)!!"이란 말을 몇 번이나 내뱉었습니다.

프레스컨퍼런스가 시작되자 굳어있던 GM경영진들의 표정은 즉각 서비스모드(?)로 바뀌었습니다. GM의 최고경영자는 인사말에서 중국시장을 향해 GM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태세로 수 차례 "with China, for China"를 외쳤습니다. 그런 말을 들은 상하이GM의 현지경영진들의 표정은 매우 흡족한 듯 보였습니다. GM뿐만 아닙니다. 독일의 벤츠, BMW도 일본의 토요타, 혼다, 마쯔다도 전시장을 가능한 돋보이려고 크게, 화려하게 꾸미고 중국시장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또 전시회에 참여한 대부분의 글로벌브랜드들은 이번 북경모터쇼에서 세계시장 또는 아시아시장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신차를 꽤 출시했습니다. 유럽, 미국의 브랜드들이 세계시장에 처녀작으로 내놓은 것이 아우디(Audi)의 SUV인 'Q5'를 포함해 7종이었으며 아시아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신차도 20여종이나 됐습니다. 게다가 경쟁사를 압도하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멋들어진 컨셉카를 준비한 브랜드들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글로벌자동차브랜드들이 중국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지요.

(사진설명 3, 4, 5: 프레스데이, 퍼블릭데이에서 큰 인기를 끈 Mazda사의 컨셉카 'TAIKI' / 퍼블릭데이 첫날인 4월 22일 오후 2~3시경, 참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벤츠부스와 BMW부스)

썰렁한(?) 현대차 전시장

이틀 동안의 프레스데이를 끝내고 22일부터 퍼블릭데이가 시작됐습니다. 우리돈 14,000원이 조금 넘는 100위안의 적지 않은 입장료를 내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첫날 전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참관객들로 꽉 찼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전시장은 역시 벤츠, BMW 부스가 있는 전시장이었습니다. 마이바흐까지 전시한 벤츠부스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 타보려는 사람들로 서로 엉켜 아주 복잡했습니다.

생산량부분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공고히 하려는 토요타는 매우 큰 전시장을 준비했고 이 회사는 '토요타' 브랜드를 단 중소형차부터 '렉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차, SUV까지 수 십 종의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토요타의 랜드크루저의 경우 835,000위안(한화로 약 1억2천만원)으로 중국인의 수입규모로 보면 매우 비싼 가격입니다만 이런 고가의 자동차에 관심을 보이는 참관객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형님격인 현대(북경현대)부스는 프레스데이 때도 기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만 퍼블릭데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퍼블릭데이 오후 2~3시경 벤츠, BMW, 토요타 등 다른 전시장은 참관객들로 만원을 이뤘습니다만 현대차부스는 모델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 몇몇 사람들과 빈 공간에 잠깐 앉아 쉬려는 듯한 10여명의 참관객 외에는 자동차를 보기 위해 부스를 찾은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정말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중국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듯 했습니다.

(사진설명 6, 7, 8 : 중국현지가격 835,000위안짜리 토요타의 'Land Cruiser 200' / 퍼블릭데이 첫날 오후 3시경 다른 브랜드 전시관이 붐빌 때 북경현대차 전시장은 '썰렁'할 정도로 모델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과 빈 공간에 앉아 쉬는 참관객들이 눈에 띌 뿐이었다)

한국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

요즘 현대차는 한국시장에서 돈 버느라 아주 바쁘다고 합니다. 제네시스의 경우 주문이 밀려 생산이 못 따라갈 정도라는 소식도 자주 접하게 되고 해외시장에서 '제네시스'의 호평이 있었다는 외신을 인용한 한국언론들의 뉴스와 제네시스에 대한 '갑론을박'들이 종종 인터넷포털의 톱뉴스로 올려지기도 합니다. 그런 뉴스를 보게 되는 한국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제네시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 호의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제네시스가 해외시장에서 어떻게 평가 받았든, 미국소비자가격이 얼마든, 호평을 내놓은 외신이 어떤 이유에서 기사를 썼건 그 배경은 차치하고서라도 '인기가 좋아 생산하느라 바쁘다, 해외시장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는 내용은 제네시스를 위한 마케팅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집니다.

중국시장은 미국시장과 함께 이미 세계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했고 자동차브랜드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시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시장전문가들은 오히려 미국보다 중국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합니다. 저가는 중국브랜드가, 중가시장은 일본이, 고가시장은 유럽브랜드가 차지할 것이라는 중국차시장 분할시나리오도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현대차는 어느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야 할까요? 현시점에서 현대차 경영진들의 깊은 고민이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진 9 : 'ROHEN'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시장에 출시된 현대 'GENESIS')

부자만 3억 명? 그들은 어떤 자동차를 선택할 것인가?

북경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어떤 한국사업가는 "미래를 내다보고 중국으로 왔다"며 "머지않아 중국인구의 20%는 중산층이상의 부자그룹으로 떠오를 것이며 그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인구의 20%는 3억 명이라는 부연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물론 단순히 인구의 규모를 보고 사업을 펼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논리입니다만 중국시장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은 확실합니다. 최근 미국전체인구가 3억 명이 넘었다는데 만약 중국이 중산층이상 소비자만 3억 명 이상 보유한다면 시장의 바잉파워는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일 것입니다.

북경에서는 택시 2대 중 한대가 현대의 소나타와 엘란트라(한국: 아반테)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현대차 택시가 많습니다. 앞으로 택시가 아니라 일반 승용차도 2대 중 한대가 현대차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뿐 아니라 경영진들은 때늦은 듯하지만 지금부터 그와 같은 '가설'을 설정해놓고 중국시장의 큰 그림을 그려보기를 기대합니다.

(사진설명 10, 11 : 이번 북경모터쇼의 특징은 중국의 부자들을 겨냥한 신차를 많이 선보였다는 점 – 재규어의 프리미엄모델 / 북경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대차 택시인 소나타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테)

<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2008 Auto China': Publisher & Editor, Min Choi, Jason Lee, Paul Shin, Danyan Yu, Isaac Kim >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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