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09후일담] LG 남용 부회장, 삼성을 연구하라고 한 까닭은?

최영무 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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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Spain (AVING Special Report on 'MWC 2009') -- <Visual News> MWC2009가 개막한 첫날 2월 16일 오후 오후 5시 30분경. 갑자기 LG전시부스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LG가 이번 전시회에 대표작으로 내놓은 신제품 'ARENA'의 홍보를 맡은 현지진행자는 "오늘은 더 이상 프레젠테이션이 없다"며 넌지시 전시부스에 있던 취재진들과 관람객들에게 바깥으로 나가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사진설명 : MWC2009 LG전시부스를 방문한 LG전자 남용 부회장)

LG전시부스에서 취재하기 위해 기다리던 AVING TV취재팀 주위에 있던 직원들의 움직임이 매우 바빠졌고 아직 전시시간이 끝나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입구 한쪽은 출입통제라인이 쳐졌습니다. 전시가 끝나가는 시간인데 엔지니어들이 부스 여기저기를 점검하고 또 긴급히 보수하기도 하는 것이 뭔가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 특히 한국인 직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제품별로 나뉘어져 '정위치'했고 전시부스에 먼저 온 몇몇 임원들은 사전점검을 하는지 관련직원들에게 무엇을 물어보거나 또 일부 제품은 작동여부도 확인했습니다.

갑작스런 주위 분위기의 변화는 뉴스를 생산하는 게 직업인 취재기자에게 매우 좋은 '소스'가 생길 수 있다는 징후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같은 몇 가지 정황으로 볼 때 LG전시부스에 누군가 'VIP'가 오는 게 분명했습니다.

그랬습니다. 이윽고 저편에서 LG전자의 수장인 남용 부회장과 십 수명의 경영진, 스태프들이 함께 전시부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이미 준비된 듯한 일부 한국기자들과의 간단한 질의응답시간이 있었습니다. 취재기자들이 "작년과 비교해서 어떤 것 같으냐", "중국업체인 화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제 (세계시장점유율) 2위는 차지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고 남 부회장은 '어렵지 않은 질의내용'이라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작년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작년에 안 와서 모르겠다", 중국 화웨이(HAWEI)에 대한 질문에는 "그쪽은 단말기를 안 만들지 않느냐", 이어 기자들이 몇 가지 더 '우호적인 질문(?)'을 했고 남 부회장은 한마디로 정리하려는 듯 "열심히 하겠다. 잘 다녀 가시라"고 말했습니다.

남 부회장이 한 얘기 중에 내용이 좀 담긴 말이 있다면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은 세계경제위기는 오히려 (LG에게) 천금 같은 기회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남 부회장이 최근 몇 차례 밝힌 소신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위기 때 잘 준비하면 시장이 회복될 때 즉시 크게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진설명 : MWC2009 LG전시부스를 방문해 시연하고 있는 LG전자 남용 부회장)

남 부회장은 전시부스 관람을 마치고 홀을 빠져나가려다 다시 발길을 되돌려 프랑스현지 제품개발담당매니저를 불러 격려하고 또 스태프들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며 홀을 나왔습니다.

전시홀을 막 나와서 남 부회장은 수행하는 스태프들에게 삼성에 대해 연구할 것을 주문하고 특히 삼성의 Music폰(Beat DJ)의 UI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또 AMOLED로 만든 OMNIA HD에 대해서도 별도로 언급했습니다. 스태프 또한 "삼성을 연구하겠다"며 "삼성이 (이번MWC에서 제품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대화내용에 비춰볼 때 이미 LG전자부스에 들어오기 전 서로 상당히 깊이 있는 대화를 했고 거기에 이어서 남 부회장이 첨언하는 것 같았습니다.

추측컨데 남 부회장이 삼성전시부스를 방문해 이번 MWC2009에 삼성이 내놓은 제품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거기서 즉각 해당 스태프에게 삼성(특정제품)을 연구하고 배우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폰의 경우(물론 TV도, 브랜드자체도 그렇습니다만) SAMSUNG은 LG의 확실한 경쟁자이자 시장에서는 '적'입니다. 특히 한국을 포함, 미국과 일부 신흥시장에서 두 회사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피말리는 경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에서는 삼성이 확실히 앞서있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두 회사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아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 관계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남 부회장은 삼성(휴대폰)을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가장 가까운 경쟁자에게, 그것도 늘 자존심싸움을 하는 '적'에게서 배움을 얻겠다는 자세를 견지한다는 것이 수만 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의 수장으로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아닐텐데 말입니다.

(그게 진심이라면) 남 부회장을 매우 높이 평가할 수 있으며 그의 그릇크기가 작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삼성의 최지성 사장이 남 부회장과 유사한 제품군을 도맡아 부회장격이 되는 위치에 올라온 시점에 맞춰 먼저 선의의 경쟁에 대한 시그널을 내보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LG의 남용 부회장과 삼성의 최지성 사장이 서로 감정적인 경쟁보다 효율적이며 실질적인 경쟁, 생산적인 경쟁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MWC2009에서 한국기업들이 선보인 휴대폰은 현지에서 정말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삼성, LG휴대폰은 기자회견장에서, 전시부스에서, 유투브(Youtube)에서 조차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2~3년간 성장기조를 유지했던 것처럼만 한다면 조만간 'SAMSUNG-LG'가 세계시장을 주도할 날이 올 것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두 기업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 모든 면에서 다른 경쟁브랜드에 앞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용 부회장이 관심을 표명한 SAMSUNG Music 폰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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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MWC 2009' : Idea Kim, Kevin Choi, Joshua Shim, Paul Shin >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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