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B2009후일담] WBC, CES의 韓日경쟁, 카메라에서도 있었으면…

최영무 200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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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 USA (AVING Special Report on 'NAB Show 2009') -- <Visual News> (사진설명 1 : 캠코더를 포함한 카메라시장은 PC산업군 다음으로 크다 – CEA 자료)

'WBC', 한국과 일본이 흥행을 책임지다

이미 오래 전에 끝나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듯한 얘기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후유증과 미련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국가는 아마 한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아직도 WBC에 관련된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주요뉴스로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이 전세계에서 WBC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올 WBC는 2회째. IOC 같은 공식기구가 주최하는 올림픽 같은 국가대항전이야말로 공인된 스포츠경기지만 WBC는 그야말로 돈을 벌 목적으로 기획된 철저한 미국식 '스포츠이벤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비수기에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한 것이지요. 주최측은 지난 1회부터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번 2회에도 '돈'버는 아이템으로 확실히 성공시켰습니다.

물론 국가대항전이라는 마케팅전략은 쓴 게 WBC를 완벽하게 성공시킨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동아시아의 '정치적 앙숙'인 두 나라가 1, 2회 모두 주연역할을 톡톡히 해줌으로써 '대박'이 나버렸습니다. 정말이지 한국, 일본은 주최측이 원하는 시나리오보다 200% 이상 훨씬 더 효과적인 연기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이번 2회 대회에서 한, 일 두 나라는 지역예선부터 결승전까지 '완벽히' 각본없는 드라마를 만들어 냈으며 결승전 9회 말, 한국의 기적 같은 동점상황 연출은 다음 WBC의 흑자와 성공을 100% 보장해줬습니다. 결승전의 한국, 일본 TV시청률은 30%후반, 심지어는 순간최고 시청률이 40%를 넘었다고 하는데 이로써 WBC는 3회 대회의 광고료와 중계로의 인상을 확정 지은 것이나 다름없게 됐습니다.

(사진설명 2, 3 : 몇 년만에 세계모바일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한국기업.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엘지, 삼성이 전세계 미디어로부터 뉴스초점이 됐다. 기자회견에서 엘지전자 안승권 부사장과 삼성전자 신종균 부사장이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CES'도 한국과 일본이 흥행을 책임지다

매년 1월초 열리는 CES는 전시회 중에서 아마 세계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참가기업들의 면면이나 참관객 수(BUSINESS ONLY), 참여 취재기자 수로 봐도 세계최대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세계최고의 전시회를 움직이는 국가는 어디일까요? 아시다시피 바로 한국과 일본입니다.

CES는 한국의 삼성, LG가 평면텔레비전을 생산하고 일본기업을 위협하기 시작하면서 흥미로움이 배가 됐습니다. 최근 몇 년간은 삼성, LG로 대변되는 한국대표와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 일본대표의 '기술, 제품경쟁' 이벤트가 바로 CE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 일본의 언론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띄웠고 CES는 늘 WBC의 한, 일간 국가대항전처럼 흥미진진 했습니다.

실제 한국, 일본기업이 CES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CES 주최측 CEA의 '게리 세피로' 회장은 올 CES전날 AVING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삼성과 LG는 CES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삼성, LG 부스에서 최신 기술과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 누구나 흥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덧붙여 "모든 사람들이 삼성, LG부스에 오고 싶어 한다"라고 말해 한국대표기업인 삼성, LG가 CES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다름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사진설명 4, 5, 6 : PMA2009 전시장입구에 설치된 캐논과 삼성광고판. 세계카메라시장의 절대 강자 캐논의 전문가용 카메라 – 바디와 렌즈값만 18,000US$에 달한다 / 동 전시회 삼성부스)

PMA, NAB에는 일본만 있고 한국은 없었다

지난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카메라전시회인 'PMA'가 열렸습니다. 이 전시회가 열린 LVCC 남관(South Hall) 1층 입구에는 캐논(Canon)과 삼성카메라 광고판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PMA에서 한, 일 경쟁은 단지 광고뿐이었습니다. 기술, 제품수준에서 한국기업들은 일본과 전혀 비교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PMA전시관의 주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죄다 일본기업들이었습니다. 캐논, 니콘, 소니, 올림푸스, 후지필름, 펜탁스 등 현재 세계카메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기업들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한국의 삼성카메라도 소니부스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어쩐지 왜소해 보였습니다.

삼성카메라의 한 관계자에게 일본경쟁기업들과의 기술이나 제품을 비교해달라고 묻자 "비교가 힘들 것 같다"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와이드(WIDE) 촬영이 가능한 SONY의 신제품에 대해 물어보자 "정말 연구를 많이 해야 될 것 같다"며 "기술차이가 많이 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캐논' 부스에 전시된 전문가용 카메라 가격은 중형승용차 한대 값과 비슷했습니다. 캐논 관계자는 "마크III 바디(Body)와 600mm 망원렌즈를 합친 소비자가는 18,000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는데 여기에 일반렌즈, 줌렌즈와 각종 악세서리까지 포함하면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는 전문가용 풀세트가격은 아마 우리 돈으로 3천만원에 육박할 것입니다.

전세계카메라동호인들이 사진파일을 공유하는 '플릭커(Flickr)'에는 회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카메라와 보유카메라 구성비가 웹사이트에 정리돼 있습니다. 그곳의 자료를 보면 캐논 등 일본브랜드들의 카메라를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얼마 전 4월 19일부터 나흘간, 오래간만에 LVCC(Las Vegas Convention Center) 전체 전시관을 꽉 채운 전시회 하나가 열렸습니다. 바로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인데 예년보다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지만 그래도 IT기술로 인해 흐름이 빨라진 방송기술과 신제품을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많은 방송관계자와 바이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PMA와 마찬가지로 NAB도 일본브랜드 '판' 이었습니다. 방송카메라와 관련장비는 소니, 캐논, 파나소닉, JVC, 그리고 도시바가 투자한 '이케가미'가 전시관의 주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또한 렌즈나 부품 또한 일본기업들이 돋보였습니다. 한국에서 온 한 방송관계자는 "현재 한국방송카메라시장은 소니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가격이 얼마이건 상관없이 (소니제품을) 써야 할 판"이라고 말해 고부가가치 방송장비의 일본브랜드독주가 한국에서도 불가항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사진설명 7, 8 :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에 소개된 소니 포터블캠코더 신제품과 이케가미의 방송카메라. 이 전시회의 주인공들은 캐논, 파나소닉, 소니, JVC, 이케가미 등 단연 일본기업들이었다)

한국 카메라사업, 미래는 어떤가?

삼성, 엘지 등 한국기업들이 TV, 휴대폰 등 기술산업분야에 일본기업보다 훨씬 늦게 뛰어들었지만 세계최고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당히 경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방송카메라 포함) 분야는 한국이 일본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뒤쳐져 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분야는 절대 가벼이 여기거나 국가적으로도 포기할 수 없는 산업군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콘텐트생산의 시작이 바로 카메라로부터 출발하며 바야흐로 '콘텐트'가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덧붙이자면 카메라의 핵심기술은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며 공격과 방어를 위한 최선단에 필요한 장비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반드시 투자해야 할 분야입니다.

한국은 현재 거의 유일하게 '삼성이미징'이 카메라사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업체로부터 렌즈를 외주생산을 하는 등 기술축적은 선두기업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몇몇 기업들이 광학사업을 펼치고 있긴 합니다만 산업용감시카메라와 단품 생산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삼성이미징은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삼성테크윈으로부터 분리됐는데 적자를 많이 내 모회사에서 '계륵'으로 취급될 만큼 부정적 이었습니다. 작년의 경우 매출규모는 그런대로 나왔지만 대규모손실이 모회사의 경영을 압박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분리된 후 주식가격이 급등했는데 투자자들이 '카메라사업'에 대한 미래가치에 점수를 줬는지 아니면 삼성이 대주주라는 것 때문에 주식을 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삼성이미징이 중장기적으로 세계최고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기술적인 격차, 투자규모, 브랜드파워 등 불리한 점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만 한국기업들의 평면TV, 휴대폰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일본기업들과 조만간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이왕 욕심을 낸다면 수준 높은 캠코더도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길 촉구합니다 .

<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NAB Show 2009' : Idea Kim, Kevin Choi, Miso Kim >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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