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09후일담] 삼성 윤부근 사장, Keynotes 스타로 떠올라

최민 200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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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Germany (AVING Special Report on 'IFA 2009') -- <Visual News> 억센 억양의 경상도 사투리 영어가 유럽시장에서 완벽히 '통(通)' 했습니다. 바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가전전시회인 IFA2009에서 연설을 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에 관한 얘깁니다.

(사진설명 1: 윤부근 사장)

독일 현지시각 9월 4일 오후 3시부터 열린 'International Keynotes' 이벤트는 윤부근 사장(삼성전자, Visual Display Division)이 전문경영인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스타로 등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윤 사장이 준비한 'Keynotes'의 주제는 'Digital Humanism', 부제는 'Samsung's 5ⓔ Story'였습니다. (삼성전자의 비전과 전략에 관한 내용)

AVING 취재팀은 최근 수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개최된 유명하다는 전시회는 대부분 참가했습니다. 물론 'Keynotes'도 거의 빼놓지 않고 참석했지요. 그런데 기자들을 'Keynotes'에 끌어들이는 결정적 요인은 다름아닌 브랜드와 연설자의 명성입니다. 연설자가 얼마나 유명한 브랜드에 소속된 사람인가, 또 얼마나 지위가 높고 유명한 사람인가가 기자들을 불러 모으는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사진설명 2: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장면)

이를 테면 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작년까지 매년 CES(미국 Las Vegas)에서 첫 번째 'Keynotes'를 담당했는데 거기는 기자들의 '필참(必參)'코스였습니다. CES를 주관하는 CEA측도 첫날 모든 행사스케줄을 게이츠 회장의 Keynotes에 맞춰 짜는 것 같았는데 그 때문에 수 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호텔 그랜드볼룸이 꽉 차곤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경영하는 세계 최고의 CEO, 그리고 세계 최고의 프레젠테이션 팀이 진행하는 게이츠 회장의 연설은 완벽히 만들어진 한편의 '공연'을 보는 듯 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명성 높은 공연들과도 비교될 정도로 말입니다. 사실이지, 게이츠 회장의 Keynotes는 연출부터 보여지는 장면 하나하나는 물론이고 등장하는 조그만 소품까지 모든 과정이 '프로페셔널'한 냄새를 물씬 풍깁니다.

올 CES는 게이츠 회장이 은퇴해 대신 스티브 발머 CEO가 진행했습니다만 참석자가 아마 이전의 10분의 1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초라하게 줄었습니다. 그만큼 게이츠 회장의 명성이 높긴 높았나 봅니다.

(사진설명 3: 영상인터뷰에 특별 출연한 독일축구국가대표인 스포츠스타 발라크 선수)

다시 윤 사장의 베를린 'Keynotes'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시작 30여분 전부터 몰려든 참석자들은 준비된 자리를 모두 채웠고 그 중 일부는 아예 들어오지 못하거나 또 통로에 선 채로 연설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SAMSUNG'이라는 브랜드의 명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오전에 먼저 열린 필립스 CEO Keynotes와 극명하게 대비됐습니다.

어떤 전시회든 사실상 행사 첫날, 첫 번째 Keynotes에 가장 유명한 브랜드와 연설자를 내세우는 게 관행인데 먼저 진행된 필립스 CEO Keynotes에는 맨 앞 열에 준비된 VIP자리조차 모두 비어 있을 정도였고(장소가 커 다소 썰렁해 보인 점도 없지 않지만) 행사장의 반 이상은 빈 채로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쪽의 태도나 준비한 내용 또한 세계적인 기업치고는 많이 부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주최 측에서는 첫 번째 Keynotes의 분위기에 적잖이 당황했을 법도 합니다. 행사장을 못 채우는 것은 필립스 측에서도, 주최 측에서도 매우 언짢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엔 거꾸로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를 예상했다면 자리를 좀 더 큰 곳으로 배정했을 것이고 시간도 조정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보인 윤 사장의 Keynotes는 첫 번째 Keynotes의 부진을 만회한 것이고 이를 준비하고 스폰서한 삼성 측도 매우 만족했을 것입니다.

(사진설명 3: 아이돌 스타가 직접 등장하자 참석자들이 일어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리고 보기 좋았던 장면은 삼성 측에서 초청한 듯한 거래처 바이어들이 빈자리가 없어 앉지 못하자 임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 준 부분입니다. 또 취재기자 주변에 앉아 있던 '삼성전자 딜러(바이어)'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은 약간 흥분된 표정으로 연신 카메라를 들었다 내렸다 하며 윤 사장 브리핑 장면을 찍어댔습니다.

사실 윤 사장의 억센 경상도식 억양으로 말하는 영어와 느릿느릿 말하는 스타일은 듣는 이로 하여금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도 만들었습니다. 또 'Digital Humanism'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좀 더 인간적이고 세상이 공유할 만한 아름다운 내용이 많지 않았고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듯한 스토리 구성이 보기에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참석자들이 시종일관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준비한 영상자료는 아주 참신해 보였고 'You tube'의 아이돌 스타를 직접 출연시키는 과정이 매우 극적으로 연출된 점도 돋보였습니다. 거기다가 그 아이돌 스타가 준비한(존 레논의 곡을 불러 스타가 됐던) 노래가 'Imagine'이라 Keynotes 주제와 잘 어울렸고 결국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어 윤 사장이 전하고자 하는 감동이 참석자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윤 사장의 이번 Keynotes는 잘 준비된 PR이벤트 하나가 얼마나 큰 가치를 창출하는지, 또 얼마나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Keynotes의 주제가 '공익'에 관해 연설하는 것이 아니고 자사를 마음껏 PR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번 이상으로 매우 전략적으로 연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참석자 대부분이 취재기자, VIP, 그리고 바이어와 딜러들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상당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처럼 AVING 또한 당시의 좋은 느낌을 글과 사진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진설명 4: 삼성의 5가지 e 스토리의 키워드가 담긴 내용을 윤 사장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족(蛇足) 하나를 붙인다면 삼성의 높아진 위상을 새삼 확인한 것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위상 또한 아주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IFA 전시장에 장내방송의 공식 언어는 영어지만 오늘 윤 사장의 Keynotes 약 30분전에 전체 전시장에 영어와 함께 한국어 안내방송이 나갔습니다. 당연히 행사장 안에서도 그랬고요. 물론 IFA 측의 마케팅적인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혹시 내년에 다시 IFA나 다른 전시회에서 윤 사장이 Keynotes를 한다면 오늘보다 훨씬 더 '좋은 장면'이 연출되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경상도식 영어발음도 유창해지면 좋겠지요.

< AVING Special Report Team for 'IFA 2009' : Idea Kim, Min Choi, Kevin Choi, Miso Kim >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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