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GATEC 2010 후일담] 사무가구를 만드는 다양한 언어들

홍혜은 20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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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ELN, Germany (AVING Special Report on 'ORGATEC 2010') -- <Visual News>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는 이미 다가왔고,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을 펼쳐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사무가구의 개념이 바뀌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돈 버는 일 즉, 성과가 가장 중요했던 과거에는 책상과 의자로 한정될 뿐이었습니다. 사무환경에 대한 의식조차 없었던 시기가 분명히 존재했었지만, 현재는 성과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올해 ORGATEC 2010은 독특한 발상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허먼밀러의 'SAYL', 코쿠요의 'HAMONii' 등, 사고를 확장시키는 발상의 디자인과 제품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고요.

같은 카테고리의 전시회인, 지난 6월에 열린 시카고 NEOCON을 기억하시나요? NEOCON보다 많은 양의 신제품이 전시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국내 기업들은 시카고에서 열렸던 전시회와 비교했을 때, 이번 전시회는 생각보다 좀 더 괜찮은 성과를 끌어냈다고 합니다.

한 해씩 지날수록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있습니다. 사무가구 제품들이 '심플함'과 '미니멀리즘' 그리고 '모던함'으로 드러나는 디자인들에 익숙해졌다는 점입니다. 전시회를 가득 채운 디자인들은 각자 본연의 기능만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사용할 사람에 대한 배려를 가득 담아, 세련되고 감각적인 제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가 반영돼, 이번 ORGATEC 2010에는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혹은 미니멀리즘적인 성향이 강한 괜찮은 제품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모던과 심플, 혹은 미니멀리즘으로 말할 수 있는 성향이 이젠 당연해졌다는 것이겠지요.

조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사진설명: 코쿠요(KOKUYO), 하모니 사무가구)

이쯤에서 한 가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싹을 틔우는 요소, 모든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불가결한 요소, 바로 '조화' 입니다. '조화'를 이루고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일이 바로 사회 생활이 아닐까요?

지금껏 사무가구 전시회의 특성상, 심플하면서 모던한 제품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점은 당연했습니다. 특히 사무가구 전시회의 경우 B to B 방향성을 띄는 경우가 대다수로, 너무 튀는 제품은 오히려 살아남기 힘들 수도 있었지요. ORGATEC 2010도 그러한 특성을 아주 벗어나기란 어려워 보였으나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조화를 이루고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낸다는 콘셉트는 매력적입니다. 같은 가구라도 간단하고 사소한 사고의 전환으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것이 딱딱한 사무실에서 사용해야 할 의자라도 말입니다.

코쿠요가 전시회에 선보인 '하모니'를 예로 들어볼까요? 격한 표현이긴 하지만, 싫어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죠. '원'이라는 형태적 요소와 '하모니'라는 제품명, 부드러운 옐로우 컬러와 심플하지만 세련된 감각이 상당한 포인트로 적용됐습니다.

프레임의 해체

(사진설명: IMASOTO, 사무가구)

사무환경은 '조화'로운 분위기와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주목해 주세요. 가장 큰 근거는 '프레임'의 해체입니다. 공간과 공간을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프레임을 실용적으로 변환하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스틸 프레임에 화이트 보드를 달고, 자석을 이용해 메모지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 공간을 나누는 프레임 자체를 디자인 및 실용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무가구도 변하고 있습니다. 프레임은 책꽂이로 대체되거나 각종 전선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의 역할만 담당하게 됩니다.

IMASOTO가 선보인 스틸 사무가구 제품을 볼까요? "이게 어때서?" 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세히 보면 압니다. 책상은 앉은 이가 마주볼 수 있는 방향으로 붙어있고, 프레임은 없습니다. 다만, 높은 곳에 개방형으로 위치한 책꽂이가 공간을 나눠주는 전부입니다. 미니멀하지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입니다.

(사진설명: 공간과 공간을 나누는 것은 없고, 단지 개방형 스타일의 심플한 책꽂이만 있습니다)

(사진설명: SEDUS)

SEDUS가 선보인 사무가구 제품도 비슷한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상과 책상 사이에는 프레임을 대신해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이 자리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수납함 위에 좌식 의자처럼 보이는 쿠션이 달렸습니다. 독특하죠. 책상과 책상 사이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또 다른 '조화'의 이미지를 담아냈습니다.

물론 프레임이 달려있긴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막을 정도는 아니죠. 메모지 등을 붙일 수 있는 용도로 가볍게 사용할 수 있겠네요. 지저분하지도 않고요.

심플, 모던, 미니멀리즘, 사무가구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언어들
사무가구를 표현하는 언어들은 다양하지만, 그 어감만은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습니다. 조화와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콘셉트는 이번 ORGATEC 2010에서도 꽤 주목할 만한 점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전시회에서 몇 명의 예술가를 만났습니다. 근처의 아트 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스트였고요. 그들은 바로 옆 건물인 쾰른메세 전시장에 방문해 가구를 보러 갔으나, 비슷하고 심심한 디자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그대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재미있는 일입니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에게 ORGATEC 정도의 전시회는 상당한 배움의 터가 될 텐데도, 예술을 하는 이들에게는 비슷해 보였던 모양입니다.

이와 같이 무엇이든 의미를 두기 나름입니다. 갇힌 사고에서 대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일괄적이고 흥미롭지 않은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무가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한 가지의 편견에서 시작해서는 곤란하지요. 많은 편견들이 사무가구의 의미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앞서 말했듯, 단어는 다양하나 어감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저 어감만 비슷할 뿐, 그 실질적인 의미는 다릅니다. 프레임의 해체, 조화와 커뮤니케이션을 증대하도록 돕는 디자인 등 형태적인 요소에서 그 의미가 드러났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하면서, 많은 것이 진화합니다. ORGATEC 2010은 진화하는 사무가구의 스토리를 보여줬습니다. 공간과 단체, 그리고 개인의 거리감 또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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