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세단 ‘어코드’는 혼다 브랜드의 핵심이자 상징이다. 단순히 판매량을 떠나 글로벌 시장에서 혼다 브랜드를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으며, 50년 여간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으로 선정되며 우수한 상품성을 널리 인정받아 왔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어코드는 CR-V와 함께 혼다코리아의 주력 모델로 손꼽히며 혼다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이 되는데 혼다코리아가 2004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어코드 모델은 총 5만 4,401대로 같은 기간 혼다코리아 전체 판매량(9만 1,994대) 중 약 59%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지난 10월 17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올 뉴 어코드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2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혼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5,340만 원, ▲올 뉴 어코드 터보 4,390만 원이다. 외장 컬러는 화이트, 그레이, 블랙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전용 컬러인 어반 그레이(Urban Grey Pearl)와 블루(Canyon River Blue) 등 총 5가지로 판매된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는 최근 선보인 CR-V 하이브리드와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맞춘 모습이다.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했던 10세대와 달리 많이 단정하고 차분해졌다.

그릴 사이즈를 확실하게 키운 전면부는 어코드 디자인 변화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양쪽에 위치한 풀 LED 블랙 아웃 헤드라이트는 블랙 그릴과 함께 일직선으로 이어지며 전면부의 와이드한 이미지와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측면, 측후면, 정측면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측면, 측후면, 정측면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측면 모습을 보면 전장이 길어진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기존 10세대보다 전장이 65mm 더 길어진 올 뉴 어코드(전장 4,970mm, 전폭 1,860, 전고 1,450mm)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해 더 날렵해졌다. 또, 새롭게 디자인된 19인치 알로이 휠과 블랙 페인티 언더파츠를 적용해 역동적인 캐릭터라인을 만들어 냈다.

후면 역시 전면부와 같이 와이드한 모습을 강조했다. 수평으로 뻗은 테일램프는 풀 LED를 동일하게 적용해 간결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풀 체인지 11세대 올 뉴 어코드의 외형은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강조한 듯하다. 세단에 걸맞은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적재적소에 강력한 스타일을 적용해 적절한 균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외관의 직선 라인은 올 뉴 어코드의 인테리어로 이어진다. 기존의 우드 트림을 과감하게 버리고 콘솔과 도어 패널 등에 ‘유광 피아노 블랙’을 적용해 한층 더 젊어진 모습이다. 혼다 브랜드의 특징 중 하나인 직관적이고 간단한 조작성 역시 그대로 가져왔다. 10세대까지 유지했던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12.3인치로 변화를 줘 차량 관련 정보를 시원시원하게 보여준다. 또, 계기반과 콘솔, 도어 패널 등에 적용된 스티치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드러냈다.

휠베이스는 지난 10세대와 동일한 2,830㎜이지만, 2열석 공간은 중형 세단답게 넉넉한 편이다. 성인이 착석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인테리어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인테리어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2열석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2열석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트렁크 내부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트렁크 내부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트렁크 용량도 473ℓ로 동급 최대 수준을 갖췄으며 2열 시트 폴딩이 가능해 부피가 큰 짐을 싣기에도 문제가 없다. 또, 스마트키 버튼 하나로 ‘트렁크 풀-오픈’(11세대 처음 적용)을 할 수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보스(BOSE)’의 프리미엄 오디오가 차량 내 12개가 장착되어 있어, 주행 중 고품질의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차량 속도에 맞춰 스스로 주파수별 볼륨을 조절, 운전자가 사운드를 즐기는 데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각종 편의사양도 국내 브랜드 못지않게 알차게 갖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운전석·조수석 파워시트, 스마트폰 무선 시스템, 메모리 시트 시스템, 프런트 열선·통풍 시트, 리어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1·2열 USB Type-C 포트 등 외에도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유·무선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안드로이트 오토의 경우 안전 운행 정보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지만, 애플 카플레이의 경우에는 표시가 되지 않는다.

그 밖에도 ‘혼다 커넥티드 서비스(Honda Connect)’ 기능으로 차량 원격 제어, 상태 관리, 긴급 상황 알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 24시간 긴급 콜센터와 연결되어 위기 상황 시 대응 및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11세대 올 뉴 하이브리드의 ‘첨단운전자지원체계(ADAS)’는 더 안전하고 강해졌다.

먼저 혼다의 대표적인 안전 기술인 ‘혼다 센싱(Honda Sensing®)’은 더 안전해졌다. 시야각 90도까지 확장된 광각 카메라와 120도까지 인식 범위가 확장된 레이더 시스템을 장착했다. 또, 새롭게 적용된 트래픽 잼 어시스트(TJA, Traffic Jam Assist),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Low Speed Braking Control) 기능으로 운전자는 더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ACC) 및 차선 유지 보조(LKAS), 저속 브레이크 시스템(Low Speed Braking System),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CMBS(Collision Mitigation Brake System),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 RDM(Road Departure Mitigation System), 오토 하이빔 AHB(Auto High Beam), 후측방 경고 시스템 BSI (Blind Spot Information)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엔진룸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엔진룸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올 뉴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심장은 올 뉴 CR-V 하이브리드와 큰 차이는 없다. 동일한 ‘2.0L 직분사 앳킨슨’ 엔진을 장착했으며 모터 출력은 184ps/5,000~8,000rpm, 최대토크 34.0kg.m의 파워로 주행 성능을 돕는다. 또, 엔진 최고 출력은 147마력(6,100rpm), 최대토크 18.4kg·m(4,500rpm)의 힘으로 4세대 2 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보조한다.

기존 10세대 모델(최고 출력 145ps(6,200rpm), 최대 토크 17.8kg.m(3,500rpm), 모터 출력 184ps/5,000~6,000rpm)과 비교하면 파워는 더 강해졌다. 공인 연비는 복합 16.7km/ℓ(도심 17.0km/ℓ, 고속도로 16.2km/ℓ)로 소폭 하락했지만, 실제 주행을 해보니 큰 차이는 없었다.

(*10세대 어코드 공인 연비 - 복합 연비 17.5km/ℓ, 도심 18km/ℓ, 고속도로 17km/ℓ)

혼다의 2 모터 시스템은 1개의 '주행용 모터'와 '발전용 모터'로 구성되어 있다. 파워가 많이 필요한 경우 엔진이 발전용 모터로 전력을 공급한 후 구동력 모터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2개의 모터가 각자 다른 역할을 맡아 효율적인 운영 및 배분이 가능해 연비 성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번 시승은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50대 50 정도로 주행을 해봤다. 일단 소폭이긴 했지만, 강화한 엔진 성능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난 10세대보다 35kg 더 무거워졌지만, 초기 응답성은 매우 만족스럽다. 저 rpm에서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1,605kg의 차체를 시원하게 밀어내는 것은 물론, 운전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차량을 움직이게 하는 것 역시 꽤 인상적이었다.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중 가장 백미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이다.

이번 세대에 새롭게 적용된 ‘모션 매니지먼트 시스템(Motion Management System)’은 운전자에게 코너링 주행 시 자신감 그리고 과감함을 동시에 제공해 준다. 코너에 인접해 스티어링 휠 조작 시 파워트레인과 제동력을 통합적으로 제어, 추가되는 감속도를 상황에 맞게 안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실제 주행을 통해서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IC 출구 지점의 구간에서 브레이크 페달에 놓여있는 발에 살며시 힘을 빼고 코너 구간에 과감하게 접근해 봤다. 우려와 달리 차량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며 코너 구간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해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구매 이유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전기차 못지않은 연비, 즉 효율성을 위해 구매하는 것이다. 아무리 디자인이 이쁘고, 첨단 기능이 많은들, 높은 연비 성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11세대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이 모든 것들을 충족할 매력적인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효율성은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실제 주행에서 그대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더 매력적이다.

천안에서 출발, 약 44.8km를 주행하면서 얻은 평균 연비는 리터당 27.1km였다. 특히 차 안에는 성인 3명, 초등학생 1명과 캠핑 장비를 실어 연비 성능에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연비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발 컨트롤’ 신공이나, ‘사이드미러’를 접는 꼼수는 없었다. 즉, 스트레스 없이 차량 흐름에 맞춰 일상적인 주행을 했을 뿐이다. 이후 50km를 더 주행해 서울에 도착했지만, 계기반에 평균 연비를 20km로 이하로 만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의 공인 연비(복합 16.7km/ℓ, 도심 17.0km/ℓ, 고속도로 16.2km/ℓ)를 감안한다면, 확실히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로 약 44.8km를 주행하면서 얻은 평균 연비 결과 모습. | 촬영-에이빙뉴스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로 약 44.8km를 주행하면서 얻은 평균 연비 결과 모습. | 촬영-에이빙뉴스

그럼 공인 연비를 매번 비웃는 이 효율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는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초기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회생 제동만으로 배터리를 충전했기 때문에 주행 환경에 따라 연비 결과가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올 뉴 어코드는 기본적인 회생 제동 외에도 엔진을 이용해 주행 중에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모드’를 새롭게 적용, 배터리를 더 빨리, 자주 충전할 수 있다. 덕분에 배터리 효과를 자주 누릴 수 있어, 일상 주행에서 높은 연비 기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올 뉴 어코드는 50km/h 이하 속도 범위에서 EV 주행을 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의 올해 성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순 없다. 올해 10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62.8% 하락한 1,04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하반기 신차 소식이 공개되면서 구매를 미룬 소비자들이 상당수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난 10월 판매량을 보면 일정 부분 증명이 되는 것 같다. 지난 9월 21일, 10월 17일 출시한 올 뉴 CR-V 하이브리드, 올 뉴 어코드의 10월 판매량은 전월대비 각각 약 5배가 증가했다.

하지만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혼다코리아도 높은 품질과 상품성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차곡차곡 쌓아왔고, 이젠 그 결실을 보고 있다.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11세대 올 뉴 어코드 주행 모습. | 제공-혼다코리아

혼다 브랜드의 ‘쌍두마차(雙頭馬車)’!

올 뉴 CR-V 하이브리드, 올 뉴 어코드 두 차종 모두 하이브리드가 갖춰야 할 높은 ‘효율성’에 자동차의 기본기와 품질, 편의성 등을 알차고 담백하게 담아낸 모델들이다. 남은 하반기를 잘 마무리 한다면 다가오는 2024년 청룡의 해의 시작을 따뜻하게 맞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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