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록 광주전남연구원 융복합산업연구실장(인공지능지원연구센터장) | 제공 - 광주전남연구원
한경록 광주전남연구원 융복합산업연구실장(인공지능지원연구센터장) | 제공 - 광주전남연구원

작년 말 선보인 ChatGPT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OpenAI가 개발한 GPT로 만든 채팅 서비스를 말한다.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사용해 보면서 단순 정보 제공의 차원을 넘어 정제된 문서 제공을 경험하고 있다. ChatGPT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 기준 출시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사용자를 확보하는 속도 면에서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을 능가하고 있다.

언어 모델인 GPT는 과거의 학습을 통해 현재의 모델을 만들어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다음에 올 단어를 맞히는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성능이 훨씬 개선된 GPT-4가 공개되면서 텍스트 외에 이미지도 입력값으로 인식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대형 언어 모델은 텍스트 분류, 완성, 요약, 번역 등을 수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올해 업무계획을 보면 ‘인공지능 일상화’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국민 일상의 밀접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전 분야에 디지털 확산을 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ChatGPT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인공지능의 일상화를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실감하면서 우리는 몇 차례 기술적 특이점(싱귤래리티)을 겪고 있다. 2007년 스마트폰(아이폰), 2016년에는 알파고, 그리고 2022년 ChatGPT가 그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보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영역(도메인)에 한정적이었으나, ChatGPT는 기존의 검색이나 채팅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다.

그림 인공지능, 음성 인공지능, 비디오 인공지능, 작곡 인공지능처럼 텍스트를 생성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대화형 인공지능을 구현한 것이다. OpenAI 외에도 구글, 메타, 네이버, 카카오 등 많은 기업이 자체적인 언어 모델을 활용하여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GPT를 응용한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기 시작하고, 공공기관에서도 시범 도입을 검토하면서 지자체는 공무원의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ChatGPT 활용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도 직원 교육 과정에 포함하는 추세다.

더구나 ChatGPT 웹사이트에서는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경험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서비스 위에서 구현이 가능하도록 API를 공개하고 있다. API는 SW 개발에 사용되는 도구로서, 가령 ChatGPT의 API가 있으면 내 회사 제품에 챗봇을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자체에서도 ChatGPT를 활용하고 체험해 보면서 행정 업무의 효율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ChatGPT의 업무 활용으로 ‘1공무원 1비서’ 관점에서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ChatGPT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최적화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질문이 답을 결정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질문창(프롬프트)에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에 대한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ChatGPT 결과값에는 틀린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서 지자체에서 활용 시 행정의 신뢰성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답변 오류 및 편향성, 윤리적 문제 등 내용의 신뢰성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비판적 사용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지자체 행정 영역에서는 보고서 자료조사, 정책사업 기획 아이디어 발굴, 번역 및 보도자료 작성, 엑셀 함수 활용, 국내외 사례 벤치마킹, 행정정보 외국어 지원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우선적으로는 업무를 보조하는 수단으로서 활용하기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관광, 복지, 농수산, 교육 등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고려해 적용이 쉽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결과물에 대한 검증, 공유, 전파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확산하면서 인공지능 일상화를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경록 광주전남연구원 융복합산업연구실장(krhan@gje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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