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불편한 AS도 보스급... 지방 소비자는 택배로만 AS 받아야 한다!
-무선 헤드폰 시장 점유율 1위(52.3%) 소니코리아, 전국 서비스 센터 13곳에 불과

이미지 제작 - 에이빙뉴스

국내 유무선 음향기기 시장에서 기성 오디오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일부 브랜드의 낙후된 서비스(A/S) 품질과 관련한 소비자들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모바일 쇼핑 기반 추정치를 바탕으로 추산한 국내 유무선 헤드폰·이어폰 시장의 브랜드별 매출 순위는 ▲1위 삼성전자 ▲2위 애플 ▲3위 소니 ▲4위 포칼 ▲5위 LG전자 ▲6위 아이리버 ▲7위 마샬 순으로 파악됐다.

제품군별로 세분한 순위를 살펴보면, 무선 이어폰 부문에선 ▲1위 삼성전자 ▲2위 애플 ▲3위 LG전자 ▲4위 에이투 ▲5위 아이리버 순으로 높은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5개 브랜드 중 애플을 제외한 4곳은 국산 브랜드로, 이들 제품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무선 헤드폰 부문에선 ▲1위 소니 ▲2위 포칼 ▲3위 B&W(바우어스 앤 윌킨스) ▲4위 보스 ▲5위 마샬 순으로, 기성 오디오 브랜드들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무선 음향기기 제품군 안에서도 헤드폰은 하이파이(Hi-Fi)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반영되는 만큼, 포칼과 B&W 등 하이엔드 브랜드가 2~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유선 이어폰 부문에선 AKG, 젠하이저, 애플, 브리츠, 아이리버 등 5곳, 유선 헤드폰 부문에선 소니, 젠하이저, 마샬, 슈어, AKG 등 5곳의 브랜드가 각각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음향 분야에서 북미,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 토종 기업들의 역사가 짧은 한국 시장에선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 대부분을 외산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10만 원대 이하 제품군에선 ‘차이파이’ 굴기의 중국 브랜드들이 일제히 약진하며 국산 브랜드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다만 외산 브랜드를 선호하고, 이들의 음향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국산 업체 대비 부족한 국내 서비스망과 네트워크, 미진한 사후 대응에 따른 불만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30만 원 이상 무선 헤드폰 시장 점유율 1위(52.3%)를 차지한 소니코리아의 경우, 오디오 및 주변기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의 수가 전국 13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권 및 지방 광역시에 거주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겐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보다 국내 사업 규모가 왜소한 외산 브랜드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예컨대 모 수입사에서 국내 공식 수입, 판매하는 ‘보스’ 브랜드는 A/S 접수가 가능한 직영 대리점을 단 8곳만 운영 중이다. 또, 이들 매장은 서울·경기권에 7개, 부산광역시 1개로 분포되어 여타 지방 거주민은 센터 내방을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내방이 어려운 고객들은 택배로 제품을 발송해 A/S를 요청할 수 있으나, 이 과정에서도 보스는 고객 대응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감수하게 했다는 후기가 다수 존재한다. 보스의 완전 무선 헤드폰 ‘QC 45’를 사용하던 중 마이크 기능 고장을 겪은 모 블로거는 택배로 제품을 발송한 뒤, 무상 수리 가능 여하를 안내받기까지 무려 8일을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해당 블로거는 “2023년 10월 26일 발송한 후 31일 수령 여부를 전화로 직접 확인했다”라며, “당시 상담원은 (제품 수리 및 발송에) 최소 일주일에서 길면 2주가 소요된다고 안내했으며, A/S 가능 여부를 엔지니어가 판단한 후 회신을 주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1월 3일엔 센터로부터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뒤 오픈마켓 구매 내역 조회를 요청했고, 이후 3일이 더 지난 뒤에야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이후 11월 10일에 비로소 리퍼 제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보스의 홈 시어터 오디오 제품을 이용하는 다른 블로거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 베이스 모듈 700의 일시적 오류를 고장으로 오해해 서비스 센터로 택배를 발송한 그는 A/S 접수 이후 3주 만에 제품을 돌려받았다며, “본 건과 관련해 두 명의 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그들 모두 친절하지 못했다”라고 불친절한 고객 응대를 문제 삼았다.

이어 “또, 제품을 보낸 후 1주일이 지나도록 전화는커녕 증상 확인을 위해 보낸 메일에도 답장하지 않았다”라며, “이후 다시 연락해 (센터에서) 제품을 받았다는 답변과 함께 2주 정도의 수리 기간을 안내받았는데, 정작 2주가 지나도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결국, 3주 후에나 담당 엔지니어와 통화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외 같은 수입사에서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일본 브랜드 ‘오디오 테크니카’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불만을 겪은 소비자들의 후기가 온라인 등지에서 공유되고 있다. 또한, 판매권이 현재의 수입사로 이관되기 전과 비교해 최대 2~3배가량 비싼 수리 비용을 청구했다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낮은 서비스 품질로 인해 국내 고객들은 제품 가격에 걸맞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는 인지도, 성능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판매 성장세만을 내세우며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라며 “하지만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및 서비스 품질에 대한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해 놓고도 질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서비스 품질 저하가 자칫 브랜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며, “(외산 오디오 브랜드들이) 국내 업체에 수입 및 판매 권한을 일임하며 물건을 판매하는데만 급급해 하지말고 국내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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